한나라당 안에서 중립을 표방하고 있는 ‘당이 중심되는 모임’의 맹형규 회장(왼쪽에서 두번 째)이 권영세(왼쪽)·임태희 의원(오른쪽 두번째) 등과 함께, 1일 오전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후보 경선에 얽힌 쟁점과 당 혁신방안 등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8월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사사건건 부딪히고 있다. 경선에 좀더 유리한 환경을 만들려는 데서 비롯된 이 다툼은 당 지도부인 강재섭 대표와 이재오 최고위원의 충돌로 ‘중재자’가 모호해지면서 전방위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시도당 위원장 선거 시기·호남 급조 당원의혹 등 공방 #전선 1=지도부 충돌, 경선규칙 합의 난망 “지도부의 캠프 참여는 언어도단”, “강재섭 대표야말로 박 전 대표의 최고 대리인”이란 가시돋친 말을 주고받았던 강재섭 대표와 이재오 최고위원은 2일 열리는 최고위원회에서 대면한다. 이 최고위원 사퇴를 요구했던 박 전 대표 쪽은 “(이 최고위원이) 중립 의무를 무시한다면 가만 있을 수 없다”고 벼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두 주자 캠프는 당 경선에서의 여론조사 반영비율을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1일 오후 이 문제를 다루려 했던 당헌당규개정 특위는 첨예한 의견 대립으로 아무 성과도 내지 못했다. 애초 3일 상임전국위원회에서 매듭지으려던 당규 개정도 힘들어졌다. 이명박 전 시장 쪽은 여론조사 4만명 반영을, 박근혜 전 대표 쪽은 투표율에 따른 20% 반영을 주장한다. 당내 중립 성향 의원들의 모임인 ‘당이 중심이 되는 모임’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당 차원에서 경선 일정, 관리 문제에 관해 로드맵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특위의 한 인사는 “강 대표를 둘러싸고 ‘대리인 논쟁’이 일어 강 대표가 나름의 중재안을 내놓기 어렵게 됐다”고 난감해했다.
최근 쟁점들에 대한 박근혜 이명박 캠프의 주장
#전선 2=시도당 위원장 선거 시기 문제도 갈등 오는 6월로 예정된 16개 시도당 위원장 선거 문제에서도 양쪽 태도가 엇갈린다. 나경원 대변인은 “강재섭 대표는 6월에 하면 당내 갈등이 증폭될 우려가 있어 8월 경선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 쪽의 최경환 의원도 “당내 큰 선거를 앞두고 시도당 위원장 선거를 하면 당이 양대 주자 쪽으로 갈려 화합이 깨질 우려가 있다”고 동의했다. 그러나 이 전 시장 쪽의 이성권 의원은 “당헌대로 6월에 해야 한다. 박 전 대표가 당내 선거에서도 질까봐 두려워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박 전 대표 쪽에선 대표시절 꾸려진 지금의 시도당 위원장 체제를 굳이 흔들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고, 이 전 시장은 대세론을 앞세워 ‘물갈이’를 하겠다는 의도다. 논란이 일자 박 전 대표 쪽은 1일 논평을 내 “시·도당 위원장 선거는 대선과 관련없이 원칙적으로 그 시기(6월)에 해야한다”고 말했으나, 캠프 안에선 여전히 이견이 적지 않다. #전선 3=호남지역 급조 당원 공방 박근혜 전 대표 쪽은 최근 호남 지역에서 이 전 시장의 조직적인 당원 확장작업이 벌어지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박 전 대표 쪽 관계자는 “최근 전남 지역에선 기독교계와 기업계 사람들이 무더기로 당원 가입 신청을 하고 있다. 이 전 시장 쪽에서 당원을 모집해, 낙하산 식으로 각 지역 당원협의회(예전의 지구당)에 명단을 내려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선 선거인단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조처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전 시장 캠프의 이성권 의원은 “호남 지역에서 이 전 시장 지지율이 30%나 되기 때문에, 이 전 시장 지지자의 자발적 당원 가입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조직적인 당원 모집은 없다”고 반박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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