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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4.25 재보선’ 방관자 된 열린우리당

등록 2007-04-01 15:07수정 2007-04-03 14:07

인물난에 통합 주도권도 상실
"25일은 생각하기도 싫다"

열린우리당의 한 핵심당직자는 오는 4.25 재보선 전망을 묻는 질문에 그렇게 답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탈당으로 여당의 지위를 상실했고, 의원들의 대거 탈당으로 원내 2당으로 주저앉긴 했으나 여전히 `심정적 여당'인 우리당. 하지만 후보등록이 9일 앞으로 다가온 1일 현재 재보선이 치러지는 55개 선거구 중 단 한 곳도 후보자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고,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바닥을 기고 있는 당 지지율 때문에 제대로 된 공천희망자들이 신청조차 않는데다, 범여권 통합 전망으로 `언젠가 없어질 당'이라는 여론 인식으로 인해 108석의 거대 정당이 재.보선의 방관자가 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여기에 지난 2005년 이후 치러진 4차례 재.보선에서 40대 0이라는 참패의 기록이 더해질 것에 대한 곤혹감도 당내에 팽배하다.

특히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3곳은 범여권 통합의 추진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지만, 우리당은 다른 정당과의 후보 연합과정에서 주도권을 상실한 것은 물론, 어느 한 곳의 유력 후보 공천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일단 민주당이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 차남 홍업씨를 전략공천한 전남 무안.신안의 경우 정세균(丁世均) 의장이 최근 "후보를 안낼 가능성이 많다"고 밝힌 것처럼 민주당과 본격적인 통합논의를 희망한다는 차원에서 무공천 방침을 확정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민주당측과의 협의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 서구을도 청와대 비서관 출신의 박범계(朴範界) 변호사가 출마의사를 분명히 밝혔음에도 국민중심당 심대평(沈大平) 대표와의 연합공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최종 결정을 미루고 있다.


당 핵심관계자는 "최근 지도부가 심 대표와의 후보단일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한다는 정도로 방침을 정했다"며 "후보공천을 안하는 방향으로 대략 기조를 잡아놨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협상의 파트너인 심 대표는 우리당과의 연합공천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심 대표는 우리당을 극복하기 위해 국민중심당을 만들었는데 연합공천을 한다는 것은 창당정신에 맞지 않을 뿐더러, 지지율이 낮은 우리당과 연합해봤자 별다른 득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우리당은 심 대표가 연합공천 수용이 아니더라도 "보궐선거 후 새로운 정치세력의 형성에 힘을 쓰겠다"며 통합의 공감대만이라고 형성해준다면 내심 무공천의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해 보인다.

경기 화성은 민주당이나 국민중심당과 그다지 겹치는 부분이 없어 자체 후보 공천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김윤규(金潤圭) 전 현대아산 부회장과 유용근(劉溶根) 전 의원, 박광직(朴廣職) 변호사 등 이름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지만 당선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후보난을 겪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편 우리당은 광역.기초의원 선거가 실시되는 46곳에 대해서는 시도당위원회에 후보 공천을 일임해 놓고 일부 지역에서 공천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초단체장 선거지역 중에서는 시도당위원회의 심사가 끝나는 대로 전략공천 여부를 확정키로 한 가운데 현재 서울 양천구와 충남 서산시 정도가 공천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다.

오영식(吳泳食) 전략기획위원장은 "오는 10일부터 후보등록이 시작되는 만큼 늦어도 4~5일께 후보자 공천문제를 마무리해야 한다"며 "우리당은 대통합신당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재보선을 치른다는 기조 하에 선거전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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