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 “명예 훼손”선관위 고발…한나라 “여당이 구태 주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공방’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11일 한나라당의 선거 홍보책자인 ‘필승 가이드북’이 흑색선전으로 가득차 있다며, 중앙선관위에 고발하기로 했다.
우상호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 책자를 공개한 뒤 “25쪽(175~200쪽) 분량에 걸쳐 열린우리당과 참여정부에 대한 공격 논리가 저주의 언어와 비속어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고 비판했다.
책자는 참여정부를 ‘쓸 줄만 아는 건달정권’‘칼만 안든 세금강도 정권’이라고 지칭했고, 열린우리당에 대해서도 ‘벼룩의 간을 먹고 빈대의 피를 빠는 당비갈취 정당’ 등으로 표현했다. 열린우리당은 이 책자가 적어도 50만부 이상 제작돼 한나라당 후보들과 핵심당원들에게 배포됐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 법률구조위원회는 이 책자가 형법상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과, 선거법상 탈법 방법에 의한 문서·도화의 게시 등의 금지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오히려 흑색선전은 여당이 주도하고 있다”고 ‘맞불’을 놓았다. 이재오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열린우리당이 아직도 북한과의 관계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 하고,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후보에게 근거없는 말로 네거티브 작전을 쓰는 구태를 보이고 있다”며 “이러니 국민들의 민심을 잃어 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태환 사무부총장도 “열린우리당이 수도권에서는 흑색선전, 호남에서는 사전 선거운동, 영남에서는 야당 후보 겁주기 등 세 가지 방향에서 선거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고 있다”며 “앞으로도 ‘노(No) 네거티브, 정책선거’를 펼치겠지만, 야당 후보 편파수사 사례 등을 수집해 선거대책위원회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동훈 성연철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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