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9일 동대구역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 중심 신당설’에 대해 “이준석 바람은 전혀 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레지스탕스가 무기가 많아서, 병력이 충분해서 용기있게 맞선 것이 아니다”라고 맞받았다.
홍 시장은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16대 총선 당시 대구에 자민련 바람이 불었던 것은 김영삼 정권 출범 당시 대구에 설립 예정이던 삼성 상용차를 부산으로 가져 갔고 중심 인물로 거물인 박철언 장관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지금 윤석열 정권은 대구시 정책을 전폭적으로 밀어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이어 “이준석은 대구와 전혀 연고가 없고, 같이 거론되는 유승민은 아직 배신자 프레임에 갇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준석 신당은 대구 민심을 가져갈 만한 하등의 요인이 없다”며 “상황인식의 오류이고 정세 판단의 미숙”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실을 무시하는 바람만으로 현 구도를 바꾸기는 어렵다”며 “비례대표 정당에 올인하는 게 맞지 않겠나”라고 조언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홍 시장 말이 정확하다”면서도 “어려운 도전”이라고 답했다. 그는 “신당이 만약 차려진다면, 대구에서의 승부를 피하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도전이기에 비상한 각오를 하고 시작해야 할 일”이라며 “지역 내 패권에 안주한 정치세력이 경각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레지스탕스가 무기가 많아서, 병력이 충분해서 용기있게 맞선 것이 아니다”라며 “선명한 목표와 명분이 있어서 힘을 내어 맞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다 3시간여 앞서 쓴 글에서 이 전 대표는 대구 달서갑 초선 홍석준 의원을 가리켜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하수인”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홍 의원의 라디오 인터뷰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싸가지론이라도 들고나오려나 본데, 윤핵관의 하수인이 되어 싸가지 없게 정치한 반개혁적 인물들이 누군지 심층분석 시작하겠다”라고 적었다.
이어 “대구 초선 의원 중 나경원 축출 연판장에 서명한 분들이 말씀이 많으시면 공개적으로 한명씩 거명하면서 싸가지론으로 붙겠다”고 밝혔다. 또 “연판장으로 사람 하나 몽둥이 찜질하러 달려들었던 과거가 대구·경북이 바라던 정치인지 묻겠다”고 덧붙였다.
홍 의원은 전날 시비에스(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인터뷰에서 “대구는 예절을 먼저 생각한다”고 말한 데 이어 이날 페이스북에도 “팩트와 기본 예의를 벗어난 정치 주장은 힘을 얻기 어렵다”며 이 전 대표를 비판한 바 있다.
신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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