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5일(현지시각) 키이우 인근 미사일 공격이 집중된 이르핀 민간인 주거지역을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국회 국방위원회·외교통일위원회·정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17일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불씨를 한반도로 불러 대한민국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행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인데, 재난에는 보이지 않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로 가 우리 안보를 위기로 몰고 갔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생즉사 사즉생의 정신으로 강력히 연대해 함께 싸워나가겠다’고 선포했다. 우크라이나와 함께 결연히 싸우겠다는 말은 곧 러시아는 적대국이라는 말”이라며 “러시아에 사는 우리 교민 16만명과 160여개 우리 기업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해결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는데 러시아까지 적대국으로 만드는 것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북한을 강력히 무장시키는 것은 우리에게 큰 위협”이라고 했다.
이들은 또한 우크라이나에 안보 지원을 약속한 부분을 두고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할 것인지, 어떤 품목을 얼마나 지원할 것인지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북한 위협에 대비해 비축해야 할 155㎜탄은 우리 군도 부족한 실정인데, 이 포탄이 해외로 반출되고 있다는 내외신 보도가 줄을 잇고 있다”며 “우리나라 안보에 구멍이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대한민국 대통령의 ‘제1 임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기자회견이 끝난 뒤 정보위 소속 김의겸 의원은 기자들에게 “지금 중국·러시아가 범람하는 강 같은데, 윤석열 대통령이 한 행동과 말은 조국과 민족의 운명을 궁평지하차도로 밀어 넣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폭우 침수로 13명이 숨진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제2지하차도에 윤 대통령 발언의 위험성을 빗댄 것으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강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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