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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오합지졸, 콩가루”…민주 혁신위, 김영주·송영길 거론 강공

등록 2023-07-06 21:05수정 2023-07-07 02:44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6차 회의에서 개회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6차 회의에서 개회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금 당에서는 혁신위원회를 만들어놓고 남 일처럼 구경하는 것 같다.”

“우리가 기강이나 기율이 없는 조직을 민주적인 조직이라고 하지 않는다. 오합지졸이나 콩가루 집안이라고 한다.”

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가시가 돋친 말들이 쏟아졌다. 출범 뒤 10여일 동안 혁신위의 요구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데 그친 당을 향한 ‘작심 발언’들이었다. 혁신위의 존재감과 영향력을 두고 당 안팎에 존재하는 회의론을 염두에 둔 행동으로 보인다.

공식 출범식 뒤 줄곧 비공개로 회의를 진행해온 것과 달리 이날 혁신위는 머리발언을 취재진에 공개했다. 첫 발언에 나선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국민이 민주당에 느끼는 실망감과 당 내부 인사들이 바라보는 인식 간에 상당한 괴리가 있음을 알았다”며 “국민이 무섭게 심판하기 전에 저희가 먼저 매를 들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서복경 혁신위원은 최근 논란이 된 당 인사들의 실명을 조목조목 거론했다. 서 위원은 국회 본회의 중 ‘일본 여행’ 문자로 구설에 오른 김영주 국회부의장에 대해 “그게 사과하는 데 며칠이나 걸릴 일이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고, 언론 인터뷰로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관련 억울함을 토로 중인 송영길 전 대표를 향해서는 “검찰하고 싸움은 법정에서 하라”고 말했다. 최근 분당 가능성을 언급한 이상민 의원을 향해서는 “옆집 불구경하시는 거 아니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23일 혁신위가 ‘1호 혁신안’으로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를 요구한 뒤, ‘체포동의안을 당론으로 부결하지는 않겠다’고 했을 뿐 의원들의 총의를 모으고 있지 않은 당의 소극적인 태도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윤형중 혁신위원은 “국민 눈높이에는 칼을 든 검찰이나 철갑을 두른 민주당이나 똑같아 보인다”며 “민주당은 ‘불체포 특권이 필요하다, 검찰권 행사가 부당하다’는 대국민 설득에 완전히 실패했다”고 말했다.

혁신위가 ‘강공 모드’로 전환했지만, 당내에서 실질적인 반향을 일으킬지는 미지수다. 당이 ‘후쿠시마 오염수 대응’ 총력전에 나서 혁신위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식은데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혁신위 무용론’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혁신위의 ‘작심 비판’에 대해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그동안 밝힌 것처럼 당 지도부는 혁신위의 의견과 제안을 존중하고 겸허히 수용한다는 입장”이라며 “내일(7일) 지도부 회의에서 혁신위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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