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정치자금 수수 및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과 사생활 논란에 휩싸인 황보승희(부산 중도·영도구) 의원이 19일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황보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어 “최근 제 가정사와 경찰 수사 건으로 크나큰 심려를 끼쳐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22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 무엇보다 못난 부모의 일로 상처 입은 제 두 딸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말 못할 가정사와 경찰 수사는 결자해지하고 국민 앞에 당당히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민들께 끼친 심려를 생각하면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아야 마땅하지만, 저를 믿고 뽑아주신 지역주민들께 마지막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국민들께서 넓은 혜량으로 보듬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황보 의원은 2020년 21대 총선과 지난해 제8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구·시의원 공천을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동거남이 의원실 관용차를 사적으로 이용하고, 의원실 보좌진에게 사적인 심부름을 시켰다는 개인 비위 의혹도 불거졌다.
이에 황보 의원은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에게 복수하려는 전 남편의 일방적 주장만을 토대로 경찰은 1년 넘게 수사하고 있다. 저는 가정폭력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전 남편으로부터 폭행을 당해 상처를 입은 사진과 글을 올렸다.
이후 황보 의원의 전 남편 조성화씨는 18일 <뉴스타파> 인터뷰에서 “경찰에서 갑자기 연락이 와서 8차례에 걸쳐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녹음파일, 상납 리스트, 계좌 내역 등 일체를 경찰에 냈다”며 “황보승희가 상납받은 돈을 에코백에 담아서 집안 장롱 속에 보관했다. 수억원대 불법 정치자금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조씨는 이 인터뷰에서 자신의 얼굴을 공개했다.
황보 의원의 탈당을 두고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안타깝게 생각한다. 굉장히 깊은 고뇌 끝에 (탈당을) 선택했을 것으로 생각하고, 당의 입장에선 결정을 존중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라며 “탈당을 했기 때문에 국민의힘 소속이 아니므로, 진행 중이던 당무감사는 사실상 종결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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