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이 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중앙선관위의 감사원 감사 수용과 중앙선관위원 전원 사퇴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5일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선관위원 전원 사퇴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그간 요구해온 노 위원장의 사퇴 촉구보다 더욱 압박 강도를 높인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선관위를 흔들어 그 자리에 윤석열 대통령 측근을 앉히려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선관위는 아직도 독립성과 중립성을 내세우며 감사원 감사를 거부하고 있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국민께 석고대죄하고 선관위원 전원 사퇴를 시작으로 기초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결의문에는 △노 위원장과 선관위원 전원 사퇴 △감사원 감사 즉각 수용 △뼈를 깎는 심정으로 조직 개혁 등의 내용 담겼다.
윤 원내대표는 의총 모두발언에서 “선관위가 감사원의 직무감찰을 거부한 건 국민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며 “선관위가 유독 더불어민주당 출신 전현희 위원장의 권익위와 민주당 수적 우위의 국정조사만 고집하는 건 민주당을 방패 삼아 비리를 은폐하고 기득권을 지키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 임명 3명, 국회 추천 3명, 대법원장 지명 3명 등 모두 9명의 선관위원 가운데 7명이 전임 정부에서 임명됐다. 국민의힘은 이를 문제 삼아 선관위가 정치적으로 편향돼있다고 공격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선관위 흔들기’가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감사원이 국회, 법원, 헌법재판소를 감사할 수 없듯 독립기관인 선관위도 감사할 권한이 없다”고 했다.
한편, 감사원은 선관위 고위직의 ‘자녀 특혜채용 의혹’과 관련해 두 차례 자료제출을 요구했으나 선관위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감사원 관계자는 <한겨레>에 “선관위가 자료제출을 계속 거부하면 수사요청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발을 하려면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 감사위가 이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자 감사원장 결재만 있으면 되는 수사요청으로 ‘우회로’를 택한 셈이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이우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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