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하루만에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의 인사 검증 실패를 놓고 “추천·검증·임명을 모두 검찰출신이 하기 때문”이라는 야당의 지적에 “출신만 갖고 말씀드릴 문제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한 장관 징계를 건의하라’는 야당 요구에 “(징계를) 건의할만한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법무부의 정순신 전 국가수사본부장 검증 실패를 두고 “(인사의) 견제와 균형이 무너져버린 것”이라며 그 이유로 검찰 일색인 인사라인을 들었다. 윤석열 정부의 인사 시스템은 ‘대통령실 인사기획관실의 추천→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의 1차 검증→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의 2차 검증’으로 이뤄지는데, 추천을 맡는 복두규 인사기획관과 이원모 인사비서관, 2차 검증을 책임지는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모두 검찰 출신이다. 아들 학교폭력 문제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도 전직 검사다.

맹 의원은 한 장관에게 “인사기획관, 인사비서관, 1차 검증 라인인 장관, 2차 검증 라인인 공직비서관 (모두) 검찰 (출신)”이라며 “추천·검증·임명을 모두 검찰 출신이 하는데 어떻게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는 공직 인사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한 장관은 “출신만 갖고 말씀드릴 문제는 아니다. 그 (검찰 일색인) 인사 구성을 한 건 제가 구성한 문제가 아니니까 언급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다만 이 과정에서 시스템상 공정한 절차를 운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강민정 의원은 한 총리에게 “정무직인 국무위원은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혹시 한 장관의 부실 인사 검증 책임을 물어 대통령에게 징계를 건의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한 총리는 “그 사안 자체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여러번 한 장관이 설명했다”며 “그러한 (징계를) 건의할만한 그런 심각한 문제가 있다,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28시간 만에 (정순신 변호사의 국수본부장) 임명을 철회해도 (한 장관을 징계할 만큼) 심각하지 않다, 이런 말씀으로 알아듣겠다”며 응수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