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지지층인 ‘개딸’이 ‘비이재명계’인 이원욱 민주당 의원의 지역사무실과 자택 앞에서 시위를 이어가자 이재명 대표가 나서서 “민주당원이고 이재명의 지지자라면 즉시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지난달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국회 표결 과정에서 당내 이탈표가 발생한 뒤 ‘비명계’ 의원을 향한 개딸의 시위가 격화되자 수습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생각이 다르다고 욕설과 모욕, 공격적인 행동을 하면 적대감만 쌓일 뿐이다. 이재명 지지자를 자처하며 그런 일을 벌이면 이재명의 입장이 더 난처해지는 건 상식”이라며 “그 힘으로 역사부정 반민생 세력과 싸워달라”고 밝혔다.
특히 ‘개딸’ 무리가 집회 당시 이원욱 의원의 사진을 조작했다는 비판과 관련해 이 대표는 “‘악마화’를 위해 조작된 이미지까지 사용해 조롱하고 비난하는 것은 금도를 넘은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딸이) 원본 사진의 입, 눈 등을 교묘히 바꿔서 이상한 얼굴로 조작했다. 일부 유튜버들이 악마의 편집으로 악의적 영상을 유포하더니 이제 사진까지도 조작한다”며 “악마가 필요했나보다”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총선 승리를 위해서라면 “단결과 통합”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우리 안의 차이가 아무리 커도 우리가 싸워 이겨야 할 상대보다 크지 않다”라며 “함께 싸워야 할 우리 편을 공격하고 모욕, 억압하는 행위를 중단해달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의원의 사진을 조작해 명예를 훼손한 행위에 대해선 “당 차원에서 철저히 조사한 후 단호히 조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24일 저녁 울산에서 열린 ‘국민보고회’에서도 당원과 지지자 등을 만나 “(상대의) 이간질을 정말 조심해야 한다. 섭섭해도 손 꼭 잡고 반드시 이겨내자”며 “(민주당은) 미워도 식구”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한 지지자가 ‘개딸’이라는 표현이 악마화됐다고 하자 “(응답하라) ‘1997’에 나오는 개구진 그러나 정말 사랑스러운 딸의 의미로 썼던 단어이나 혐오단어로 슬슬 바뀌는 중”이라며 “연구해서 바꿀까 싶다. 너무 많이 오염됐다”고 답했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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