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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민주, ‘서해 수사요청’ 감사원에 격앙…국정조사 추진

등록 2022-10-14 16:57수정 2022-10-14 18:11

더불어민주당 정치탄압대책위 의원들이 1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해공무원 피살사건에 대한 감사원 결과발표'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 정치탄압대책위 의원들이 1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해공무원 피살사건에 대한 감사원 결과발표'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이 서해 공무원 이대준씨 피살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의 안보실장, 국가정보원장, 국방부·통일부 장관 등에 대한 수사를 요청한 감사원을 향해 “윤석열 대통령실의 하수인으로 전락해 헌법을 유린했다”며 날을 세웠다. 민주당은 감사원이 감사위원들의 반대에도 절차상 하자가 있는 중간결과를 발표했다며, 추가 고발과 국정조사 등 대대적인 반격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공식 회의와 기자회견을 통해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보복 칼질”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감사원이 수사를 의뢰하려면 월북 아니란 근거를 단 하나라도 제시해야 한다”며 “이미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을 감사원이 기습 수사의뢰한 사안도 정치쇼로밖에 볼 수밖에 없다. 대통령 쪽이 내린 시나리오에 따라 검찰과 감사원이 혼신의 연기를 다하는 것에 다름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치탄압대책위원회(대책위)는 기자회견을 열어 감사원의 수사 요청 전날인 지난 12일 감사위원들이 서해 사건 중간 결과 발표에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김영배 의원은 “감사위원들이 수요일(12일)에 모임을 한 것으로 파악했는데, (이 자리에서) ‘현재 중간발표를 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입장이 모인 것으로 파악했다”며 “그런데도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사무총장은 보도자료라는 핑계로 사실상 전체 내용을 담아서 발표했다. 이건 명백하게 감사원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대책위는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이틀 뒤에 열린 2020년 9월24일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록도 공개하자고 제안했다. 김영배 의원은 “(회의록) 내용 중에 국민의힘 소속 고위 장성 출신 의원 여러 명이 보고를 받고 나서 ‘월북이라는 점에 판단이 흔들릴 이유가 없다. 우리 정보 자산이 취득한 에스아이(SI·특별취급정보)를 믿을 만하다’고 이야기한 것이 있다”고 밝혔다. 윤건영 의원도 “2020년 9월과 2022년 10월 상황은 바뀐 게 없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 달 만에 해경과 국방부에서 아무런 근거 없이 180도 입장을 바꾼 것”이라며 “머지않아 거짓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21대 국회 전·후반기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기자회견을 열어, 당시 정부가 근거도 없이 이씨 월북으로 몰아갔다는 감사원의 결론이 ”무리한 끼워맞추기”라며 반박했다. 이들은 “월북이라는 단어를 처음 꺼낸 것은 에스아이 첩보를 분석한 국방부였다”며 “(청와대가) 우리 군의 보고를 상당 부분 신뢰했던 것이 대체 왜 문제인지 납득이 안 간다”고 지적했다. 월북 정보가 공유된 뒤 국방부가 이런 내용이 담긴 첩보 보고서 60건을 삭제했다는 감사원 발표에 대해서도 “첩보가 여기저기 새어 나가면, 피해 보는 것은 우리의 안보다. 그런 우려로 첩보의 추가 공유를 차단하고자 한 배포선 축소가 어떻게 은폐의 근거가 되냐“며 “전형적인 사실 왜곡”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국방위원들은 “국방부를 방문해서 확인했을 때, 관련 자료는 원천적으로 삭제 불가능하다는 답을 들었다”며 “삭제라는 단어로 본질을 호도하지 말고 삭제된 정보가 무엇인지, 원본인지 아닌지, 지금 남아 있는 자료는 무엇인지 모든 사실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감사원은 전 정부 인사를 조사할 것이 아니라 수사 번복을 주도한 윤석열 대통령,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제1차장, 이종섭 국방부 장관, 정봉훈 해양경찰청장을 조사해야 한다”며 “감사원의 헌법 유린과 감사원법 위반에 대해 즉시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위법사항에 대해 추가로 고발조치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감사원의 수사 요청을 “바빠서 꼼꼼히 챙겨보지 못했다”며 정치적 논란과 거리를 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서 “방송뉴스 자막을 통해서 관련 내용을 접했다. 한번 챙겨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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