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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전 정권보다 훌륭?…윤 대통령 지지율 40% 붕괴는 ‘인사’ 탓

등록 2022-07-08 17:28수정 2022-07-09 14:12

국정운영 ‘잘 한다’ 37%-‘잘 못한다’ 49%
‘잘 못한다’ 응답자 25% ‘인사’ 문제 꼽아
대통령실 내부 “국정 동력 꺼질라” 우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취임 두달 만에 30%대로 내려앉았다. 고물가 등 경제위기 속에 참사에 가까운 내각 인사까지 겹치면서 지지층 안에서도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만 18살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윤 대통령이 대통령직 직무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답변은 37%로 나타났다.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한 직후 53%였던 긍정 평가가 한달 만에 16%포인트나 빠진 것이다. 반면 윤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49%로 나타났다. 리얼미터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등에 이어 갤럽 조사에서도 부정 평가가 긍정을 앞서는 ‘데드크로스’가 나타난 것이다.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6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40%를 밑돌았다. 지역적으로는 대구·경북(54%)과 부산·울산·경남(45%)에서만 긍정 평가가 부정을 앞섰다. 갤럽 관계자는 “지난주까지는 주로 중도층과 무당층에서 변화가 나타났으나, 이번에는 대부분의 응답자 특성에서 긍정률 하락, 부정률 상승 기류가 공통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전직 대통령들과 비교해도 윤 대통령의 임기 초 지지율은 눈에 띄게 낮은 수준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이른바 ‘정윤회 문건’으로 불렸던 청와대 문건 유출 수사 막바지였던 2014년 12월 셋째 주 조사에서 직무 긍정률이 처음 40% 아래로 떨어졌다. 취임 취임 1년10개월여 만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우, 취임 2년5개월여 만인 2019년 10월 셋째 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등의 여파로 40%선이 붕괴됐다.

윤 대통령이 ‘잘 못하고 있다’고 평가한 응답자의 25%는 그 이유로 ‘인사’를 첫손에 꼽았다. 정호영·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연속 낙마와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임명 강행 등 ‘인사 참사’가 잇따른 탓이다. 윤 대통령 부부가 국외 출장길에 공식 채용하지 않은 민간인을 대동하거나, 친척을 대통령실에 채용한 사실까지 확인되는 등 ‘지인 찬스’ 논란이 이어진 것도 지지율 하락을 부채질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런 지적에 “도덕성 면에서 전 정부에서 밀어붙인 인사들과 비교될 수가 없다”(지난 4일)는 식의 거친 반응을 내놨다. 윤 대통령은 8일에도 친척 채용에 대한 비판에 “(이 친척은) 정치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이마빌딩(경선 캠프)에서, 당사(대선 캠프)에서 공식적으로 열심히 함께 선거운동 한 동지”라며 민심과 동떨어진 태도를 보였다.(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고)

대통령실에선 지지율 40%선마저 붕괴되자 표정 관리에 나섰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지율이 올라갈 때나 내려갈 때나 더 열심히 하라는 국민 뜻으로 해석하고 신경 쓰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이미 말씀하셨지만 ‘국민만 보고 간다’는 그 점은 달라진 것 없다”고 말했다. 다만 물밑의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여소야대 상황에서 지지율은 대통령이 국정을 이끌어갈 유일한 엔진인데 꺼지거나 식어가는 것은 상당히 걱정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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