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
당 지지율 발목에 쟁점도 못만들어
“강금실은 도대체 왜 안뜨는 거야?” 요즘 열린우리당 안팎에서 심심찮게 들리는 목소리다. 지방선거 투표일이 다가오지만 ‘대표선수’인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의 지지율이 좀체 오르지 않는 데 대한 초조감이 묻어난다.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것은 이른바 ‘텃밭 부실론’이다. 김형준 교수(국민대 정치대학원)는 “여론조사를 분석하면 호남출신 유권자가 대거 부동층으로 옮겨가고, 충청출신 유권자들은 5대 1비율로 오세훈 후보를 더 지지한다. 386세대에서도 오 후보가 강 후보를 2배 가까이 앞선다”면서 “강 후보가 표를 얻을 곳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열린우리당 강세였던 호남 유권자가 부동층으로 떠도는 가운데, 전략적 선택을 해온 충청과 386마저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 쪽으로 기운 상황에서 강 후보의 선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강 후보는 왜 이런 악조건에 부닥친 것일까. 이유는 많지만, 전문가들은 △개혁세력을 자임했던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무능에 대한 유권자의 실망감과 지지 철회 △강금실 후보의 전술 실패를 핵심 원인으로 지목한다. 정치컨설팅업체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는 “선거, 특히 지방선거는 결국 정당지지도로 수렴되는 것”이라며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무능한 개혁세력’으로 낙인찍히면서 한나라당의 반토막 수준의 지지율에 머문 게 강금실 부진의 근원”이라고 분석했다. 강 후보가 아무리 인기있고 능력이 뛰어나도 당 지지율의 한계는 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분석가는 “강 후보는 강남북 균형발전처럼 모든 후보가 공감하면서 각론에서 작은 차이를 보이는 ‘합의쟁점’이 있을 뿐 이명박 시장의 청계천 개발 공약같은 ‘대립쟁점’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강 후보가 열린우리당의 전통적 지지층을 결집하고, 투표장으로 끌어낼 강렬하고 독특한 쟁점을 만들지 못하면서 불리한 상황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