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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미얀마 군부, 유혈진압 멈추고 민심 존중하라

등록 2021-02-21 18:31수정 2021-02-22 02:41

21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지난 9일 쿠데타 반대 시위 도중 군경이 쏜 실탄에 맞아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끝내 숨진 대학생 카잉의 장례식이 열리고 있다. 네피도/AFP 연합뉴스
21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지난 9일 쿠데타 반대 시위 도중 군경이 쏜 실탄에 맞아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끝내 숨진 대학생 카잉의 장례식이 열리고 있다. 네피도/AFP 연합뉴스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불복종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미얀마에서 주말 동안 군경의 무차별 총격으로 최소 2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하면서, 유혈사태가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 쿠데타에 항의하는 파업을 벌이던 조선소 노동자와 시민들에게 군경이 실탄을 무차별적으로 발포했다. 2명이 실탄에 맞아 숨졌고 부상자 30여명 가운데 상당수도 총상을 입었다고 한다. 새총과 돌멩이가 저항 수단의 전부인 시위대를 향해 군경이 실탄을 발포하는 행위는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 더구나 이 진압 작전에 투입된 부대는 소수민족 로힝야족을 잔인하게 학살했던 부대라고 한다. 19일에는 지난 9일 군경이 쏜 실탄에 머리를 맞아 뇌사 상태에 빠졌던 20살 대학생 카잉이 끝내 세상을 떠났다.

지난 1일 미얀마 군부가 총선에서 시민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문민정부를 무너뜨리고 정권을 장악한 이후,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불복종 시위가 보름 넘게 이어지고 있다. ‘피의 토요일’에 이어 21일에도 시민들이 다시 모였다. 군부의 총과 탱크, 체포 앞에서도 민주적으로 선택한 문민정부를 회복하겠다는 시민들의 결의는 흔들리지 않고 있다. ‘제트(Z)세대’로 불리는 청년들, 노동자, 의료진, 공무원, 예술가, 승려와 수녀들까지 각계각층이 쿠데타 반대에 동참하고 있다. 소수민족 무장단체들도 시민 불복종 운동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병원에서 시작돼 철도와 항공, 공장들로 확대된 무기한 총파업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민심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비무장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사한 군부에 대한 민심의 분노는 더욱 커지고 있다.

주말 동안 유엔과 한국, 미국, 일본, 유럽 주요국들이 군부의 유혈진압을 규탄하고 민정 이양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우리 정부는 20일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강경 진압에 “깊은 우려”를 표하고 “평화적 방식으로 미얀마 내 민주주의와 헌정질서가 조속히 회복되기를 바라며,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나가겠다”고 했다.

미얀마 군부는 국제사회의 경고에 귀기울여 무력 사용을 당장 중단하고 민심을 존중해야 한다. 사태 악화를 막을 유엔과 국제사회의 관심과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특히 강대국들은 이해득실만 따지지 말고, 미얀마 민주주의의 회복을 위한 실질적 조처를 마련하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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