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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김봉진도 통 큰 기부, ‘부의 대물림’ 변화 계기 되길

등록 2021-02-18 18:37수정 2021-02-19 02:45

더기빙플레지가 홈페이지에 소개한 김봉진(오른쪽) 우아한형제들 부부의 서약서.
더기빙플레지가 홈페이지에 소개한 김봉진(오른쪽) 우아한형제들 부부의 서약서.

배달앱 시장 1위인 ‘배달의민족’의 창업자 김봉진 이사회 의장이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에 이어 성공한 벤처기업가의 통 큰 결단이다.

김범수 의장과 김봉진 의장 모두 자수성가한 벤처 1세대들이다. 한국의 대표적 부자인 재벌 총수들에게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모습으로, 신선한 충격을 던져준다. 이런 결단이 다른 기업인의 자발적 동참으로 이어져 우리 사회의 ‘부의 대물림’ 관행을 개선하고, 사회문제 해결도 앞당기는 기폭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김 의장 부부는 18일 세계적 기부클럽인 ‘더기빙플레지’의 기부자로 등록했다며 서약서를 공개했다. 더기빙플레지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빌 게이츠 엠에스 창업자 부부가 설립한 자선단체다. 재산이 10억달러(약 1조1천억원)를 넘어야 가입할 수 있고,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해야 한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등 세계적 부자들이 가입했는데, 한국인으로는 김 의장이 처음이다. 김 의장의 재산이 1조원대에 달해, 기부액은 5천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김 의장은 “기부 서약은 제가 쌓은 부가 단지 개인의 능력과 노력을 넘어선 신의 축복과 사회적 운, 그리고 수많은 분들의 도움에 의한 것임을 공개적으로 고백하는 것”이라며 기부금을 교육 불평등 해결과 문화 예술 지원 등에 쓰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2017년에도 3년 안에 100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이행한 바 있다. 이번 기부가 일회성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는 서약서에서 기부 이유에 대해 <정의론>으로 유명한 존 롤스의 ‘최소수혜자 최우선 배려의 원칙’을 강조했다. 불평등을 해결하려면 사회에서 혜택을 가장 적게 받은 사람을 최우선으로 배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코로나 사태로 저소득층이 큰 고통을 겪고 양극화가 심화하는 현실에서 가슴에 와닿는 얘기가 아닐 수 없다.

재벌 총수들은 막대한 재산과 경영권을 자녀들에게 물려주는 게 오랜 관행이다. 그 과정에서 세금을 피하기 위해 편법·불법을 저지르기도 했다. ‘철강왕’ 카네기는 “부자로 죽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워런 버핏, 빌 게이츠 등 미국의 부자들은 이를 실천해 사회의 존경을 받고 있다. 한국의 재벌 총수들도 사회적 책임을 다시 돌아보고, 후진적인 부의 대물림 관행을 바꾸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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