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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젊은 창업가들 ‘통큰 기부’, ‘대물림 집착’ 재벌과 비교되네

등록 2021-02-18 15:50수정 2021-02-19 02:30

기업가 상속 철학·신념의 근본 전환 ‘현상’?
사회공동체 관심 높아…불평등 문제 관심
‘사회적 책임’ 제조업 사회 기여 방식과 달리
‘단기간 급성장’ 벤처라서 가능하단 평가도
더기빙플레지가 누리집에 소개한 김봉진(오른쪽) 우아한형제들 부부의 서약서
더기빙플레지가 누리집에 소개한 김봉진(오른쪽) 우아한형제들 부부의 서약서

국내 배달 앱 시장점유율 1위 업체 ‘배달의민족’ 창업자인 김봉진(45) 우아한형제들 이사회 의장이 재산 절반 이상(5000억원 이상 추산)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 이달 초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창업자)이 재산 절반을 기부한다고 공개 약속한 데 이어, 정보기술(IT) 분야 벤처 기업가의 ‘통 큰 기부’로는 두번째다. 부의 대물림에만 매달렸던 과거 ‘굴뚝경제’ 재벌의 행보와는 다른 흐름이 뚜렷해질 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인 최초 더기빙플레지 가입

우아한형제들은 18일 김 의장이 세계적 기부클럽 ‘더기빙플레지’의 219번째 기부자로 등록됐다고 밝혔다. 더기빙플레지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부부가 2010년 함께 설립한 자선단체다. 재산이 10억달러(1조원)를 넘어야 가입 대상이고,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해야 한다. 김 의장은 한국인으로서 첫 더기빙플레지 가입자다. 현재 24개국 218명(부부·가족 등 공동명의는 1명으로 산정)이 기부자로 등록돼 있다.

더기빙플레지는 이날 누리집에 김 의장 부부의 사진과 함께 영문·국문 서약서를 공개했다. 김 의장은 서약서에 “저와 저의 아내는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한다”며, 기부를 결심한 이유로 “아주 작은 섬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때는 손님들이 쓰던 식당 방에서 잠을 잘 정도로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 형편에 어렵게 예술대학을 나온 제가 이만큼 이룬 것은 신의 축복과 운이 좋았다는 것으로 밖에는 설명하기가 어렵다”고 썼다. 앞서 지난 8일 김범수(55) 카카오 의장도 재산(주식 평가액만 10조원 이상)의 절반 이상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정주·김택진·이해진 등 관심 쏠려

이제 관심은 두 사람이 일으킨 ‘통 큰 기부’ 바람의 파장에 쏠린다. 기존 재벌 총수 일가가 주로 보여주던 낯익은 모습과는 다른 길을 가느냐가 관건이다. 성공한 벤처 1세대로 꼽히는 김정주(넥슨)·김택진(엔씨소프트)·이해진(네이버) 등 다른 창업자 거부들의 행보에 당장 시선이 모이는 이유다. 10대 그룹의 한 고위 임원은 “기업가의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 전통적인 제조산업을 이끌던 경영자와는 확실히 다른 길을 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겠냐”고 평가했다. ‘개방과 공유’를 특징으로 하는 아이티 산업의 속성상, 기술 기반의 젊은 창업가들은 ‘사회공동체’에 대한 관심이 특히 깊다는 이유에서다.

좀 더 거시적인 틀에서 해석하는 목소리도 있다. 또다른 10대 그룹 고위 임원은 “양극화 등 사회문제가 점점 심각해지는데 국가의 자원과 역량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형편”이라며 “기업가들이 좀 더 적극으로 나서는 현상으로도 보인다”고 평가했다. 실제 김봉진 의장은 기부금 사용처를 두고 “교육 불평등 해결, 문화예술 지원 등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고, 김범수 의장도 “격동의 시기에 사회문제가 다방면에서 심화하는 것을 목도하며 결심을 늦추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섣부른 평가를 우려하는 지적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더 많은 일자리와 소득을 창출하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것도 기업과 기업인이 사회와 국민 경제에 기여하는 방법”이라며 “전통적인 제조업 기업가들의 사회 기여 방식은 단기간에 급성장하고 지분 매각과 보유주식 가치 폭등으로 재산이 불어나는 벤처 창업자들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조계완 김재섭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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