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장시성 난창역에서 22일 방역요원이 역구내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연말 중국 우한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은 중국 전역으로 퍼져나가, 23일 현재 감염자 600명 이상, 사망자 17명이라고 하나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광범위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국경 너머로도 확산하면서 한국·일본·대만 등 아시아권은 물론 미국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 전염 사태가 계속 악화되자 중국 당국은 우한에서 항공기와 열차, 버스의 운행을 중단하는 ‘극약 처방’까지 내렸다고 한다.
아직 국내의 대규모 전염 사태를 우려할 단계는 아니지만, 상황은 언제든지 악화할 수 있다. 보건 당국의 철저한 방역과 신속한 초동 대처가 필요하다.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아시아 지역을 휩쓸며 37개국에서 770여명의 사상자를 냈지만 국내에선 희생자가 없었다. 반면 사스보다 전염성이 떨어지는 2015년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는 국내에서 38명이나 숨졌다. 초기 방역에 구멍이 뚫리면서 병원 내 2차, 3차, 4차 감염까지 발생해 희생자가 늘어났다. 방역 당국은 당시의 뼈아픈 경험을 교훈 삼아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
현재 국내의 신종 폐렴 확진자 1명은 상태가 안정적이고, 이 확진자와 접촉한 31명을 추적조사한 결과 아직 증상을 보이는 이도 없다고 한다. 그렇다고 안심하긴 이르다. 중국에서 춘절(설) 연휴를 맞아 연인원 30억명이 이동하면서 감염이 급속도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에도 10만명 이상의 중국인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국민도 3천만명 이상의 설 연휴 이동이 예고돼 있다.
전염병의 유입과 확산에 취약한 환경인 만큼, 보건 당국은 공항 입국장의 철저한 검역 등 더욱 빈틈없는 방역 체계를 갖추길 바란다. 시민들도 꼼꼼히 자주 손을 씻고, 기침을 하면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예방과 확산 방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