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연휴 전날인 23일 오전 중국 상하이에서 후베이성 우한으로 향하는 고속철도 안에서 승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AFP 연합뉴스
중국 후베이성 성도 우한에서 지난달 발병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2019-nCoV) 감염에 따른 폐렴 확산세 절정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22일 자정 현재 모두 57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사망자도 17명까지 늘었다. 중국 방역당국은 바이러스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최초 발병지인 우한의 대중교통 운행을 중단하고 사실상 외부와 차단하는 초강력 대응책을 내놨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3일 오전 자료를 내어, 전날 하루에만 ‘우한 폐렴’ 확진자가 모두 131명 늘었고, 사망자도 8명 추가돼 모두 17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사망자는 모두 우한에서 나왔으며, 대부분 고혈압·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확진자 가운데 95명이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한 폐렴’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난 것은 우한에 있는 ‘의심환자’ 전원이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허베이·랴오닝·장쑤·푸젠성 등지에서도 새로 확진자가 나오면서, 중국 31개 성급 행정구역(성·시·자치구) 가운데 모두 25개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진자가 나왔다.
대만과 마카오에 이어 지난 2002~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파동 당시 중국 본토만큼이나 큰 희생을 치른 홍콩에서도 22일 ‘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오면서, 현지 방역당국이 초긴장하고 있다. 홍콩 확진자는 지난 21일 가족과 함께 관광을 위해 우한에서 고속열차 편으로 광둥성 선전을 거쳐 홍콩 웨스트카오룽 역에 도착한 39살 남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홍콩방송>(RTHK)은 이 환자 외에도 역시 우한에서 온 56살 남성도 1차 검사에서 ‘우한 폐렴’ 양성 반응이 나와 추가 검사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우한 폐렴’ 확산세가 심상찮은 기미를 보이면서, 중국 방역당국은 ‘우한 봉쇄’란 초강력 대응책을 꺼내들었다. ‘우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폐렴 예방·통제 지휘부’는 이날 새벽 ‘통고 1호령’을 내리고, “바이러스 확산 방지와 인민의 안전과 건강 보장 위해 오전 10시부터 버스, 지하철, 선박, 장거리 교통 수단 운행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또 “우한 시민은 특별한 이유 없이 시 경계 벗어나지 말아야 하며, 공항·철도역도 잠정 폐쇄”한다고 밝혔다. 우한공항 항공기 이륙은 이미 0시를 기해 중단됐으며, 착륙은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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