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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12·16 대책 한달, 벌써 ‘강남 빙하기’ 호들갑 떠는 언론

등록 2020-01-20 18:31수정 2020-01-21 02:39

그래픽 고윤결
그래픽 고윤결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이 나온 지 이제 겨우 한달 남짓 됐다. 그런데도 보수 언론들은 벌써부터 “강남 빙하기 진입” “거래 절벽 심화” “경기 불황 부추길 것” 따위의 주장을 한다. 한마디로 호들갑이 아닐 수 없다.

한국감정원이 지난 16일 발표한 ‘1월 둘째 주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7월 첫째 주 이후 29주 연속 상승했다. 12·16 대책의 영향으로 상승 폭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급등세는 진정됐으나 아직 안심하기 이른 단계라는 얘기다. 이런 마당에 “빙하기 진입” 운운하는 것은 과장됐을 뿐 아니라, 그 의도가 의심된다.

<중앙일보>는 17일 “1억 낮춰도 안 팔린다, ‘강남 빙하기’ 진입”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은마 전용 84㎡가 최근 22억원에 나왔다. 한달 전보다 호가가 1억원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서 확인해보면, 은마 전용 84㎡는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세로 돌아서기 직전인 지난해 6월 실거래가가 18억~19억원대였다. 6개월 사이 3억~4억원 올랐다가 1억원, 그것도 호가만 낮아진 것이다.

‘거래 절벽’ 주장도 마찬가지다. 12·16 대책 이후 한달 동안 서울 아파트 거래 등록 건수는 1910건으로, 대책 이전 한달 동안과 비교해 80%가량 줄었다. 하지만 ‘미친 집값’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과열됐던 시장이 정부의 고강도 대책의 영향으로 진정되면서 일시적으로 거래가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2018년 9·13 대책 때도 그랬다. 집값 급등세가 진정되고 하락세로 돌아서자 보수 언론들은 주택시장이 한파를 맞았다는 둥, 거래가 빙하기에 들어갔다는 둥의 기사를 쏟아냈다. 그러면서 정부에 투기 억제책을 풀라고 촉구했다.

보수 언론의 부동산 관련 기사를 보면 도대체 누구를 위한 보도인지, 무엇을 위한 보도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혹시 집값은 계속 오르는 게 정상이라고 믿고 있는 건지, 아니면 집값이 계속 오르기를 바라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 시민사회단체들이 ‘부동산 언론’이라고 비판하는 이유가 달리 있는 게 아니다.

지금 서울 아파트값은 누가 봐도 정상이 아니다. 중산·서민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국가 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집값은 상당 수준 떨어져야 한다. 물론 일차적으로는 정부가 제대로 해야 하지만, 언론도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 관련 기사 : 서울 상위 10% 아파트 평균 실거래가 ‘20억’ 넘어서

▶ 관련 기사 : ‘미친 집값’ 시장 자율에 맡기라는 ‘미친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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