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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자강’과 ‘극일’의 길 제시한 문 대통령 경축사

등록 2019-08-15 18:26수정 2019-08-15 20:57

“책임있는 경제강국의 길 갈 것” 천명
“일본 대화 나오면 손잡을 것” 메시지
북한엔 “우려스러운 행동” 간접 경고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74돌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74돌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74돌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책임있는 경제강국’ 건설로 한반도 평화와 통일, 동북아 상생의 길을 열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한-일 관계가 어느 때보다 악화된 상황에서 광복절을 맞아 문 대통령이 누구도 흔들 수 없는 ‘자강’의 길을 걷겠다고 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또 일본에 우호와 협력의 길로 나오라고 촉구한 것도 합리적이다.

이날 연설은 ‘반일’을 넘어 대승적 ‘극일’의 자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이를 계기로 일본과 화해·협력의 길이 열리길 기대한다.

문 대통령은 일본을 직접 비난하는 대신 우회적으로 충고하는 방식을 택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이 이웃 나라에 불행을 주었던 과거를 성찰하는 가운데 평화와 번영을 함께 이끌어가길 바란다”고 함으로써 과거사 문제에 성의를 보일 것을 촉구했다. 이어 “먼저 성장한 나라가 뒤따라 성장하는 나라의 사다리를 걷어차서는 안 된다”고 우회적으로 일본의 수출 규제를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세계인들이 평창에서 ‘평화의 한반도’를 보았듯 도쿄 올림픽에서 우호와 협력의 희망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함으로써 내년 도쿄 여름올림픽에 적극 협조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고 말해 외교적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광복절을 맞아 성숙하고 세련된 자세로 일본에 자세 전환을 촉구한 것인데, 일본도 문 대통령의 고언을 새겨듣길 바란다.

문 대통령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다짐하면서 책임있는 경제강국,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교량국가, 평화경제 구축과 통일을 목표로 제시했다. 대·중소기업과 노사의 상생, 소재·부품·장비산업의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누구도 흔들 수 없는 경제”를 만들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대륙과 해양을 아우르는 교량국가의 비전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의 비전이 실현돼 한-일 경제전쟁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문 대통령이 “2045년 광복 100주년에는 평화와 통일로 하나 된 나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겠다”고 통일 비전을 구체화한 것도 특기할 만하다. ‘평화경제’를 넘어 통일까지 제시한 것은 ‘온전한 광복’을 위한 장기 비전인 셈이다.

문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여러 문제점을 완곡하게 짚은 것도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몇차례 우려스러운 행동”이라고 우회적으로 경고했다. 또 “우리는 보다 강력한 방위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함으로써 북한 도발에 대한 억지력을 갖췄음을 분명히 했다. “불만이 있다면 대화의 장에서 제기하라”고도 했다. 수차례 미사일을 쏘며 문 대통령과 우리 정부를 모욕해온 북한에 차분하지만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북한은 문 대통령의 조언을 받아들여 더 이상 긴장을 격화시키지 말고 대화에 성실히 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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