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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청와대 경제팀’ 전격 개편, 정책 성과로 답해야

등록 2019-06-21 18:19수정 2019-07-04 23:49

김상조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이 2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 실장, 김수현 전 정책실장, 윤종원 전 경제수석, 이호승 신임 경제수석, 청와대 사진기자단
김상조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이 2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 실장, 김수현 전 정책실장, 윤종원 전 경제수석, 이호승 신임 경제수석,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정책실장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경제수석에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을 임명했다. 기용된 지 1년이 안 된 김수현 정책실장과 윤종원 경제수석을 동시에 바꿔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제정책의 성과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자 청와대 경제팀의 핵심 라인을 한꺼번에 교체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김상조 신임 정책실장은 학계·시민단체·정부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통해 경제 분야뿐 아니라 사회·복지·교육 등 다방면의 정책에도 정통한 전문가로, 기업과 민생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등 시대적 소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이호승 신임 경제수석은 청와대 일자리기획비서관과 기획재정부 1차관 등 경제 분야 주요 직책을 거친 정통 관료 출신으로, 전문성과 리더십을 갖추고 있어 경제정책의 성과 창출을 가속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애초 정부는 올해 상반기부터 경제 사정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내수 부진에 수출 감소까지 겹치면서 상황이 더 나빠지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과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으로 이제는 하반기에는 나아질 것이라는 ‘상저하고’ 전망마저 흔들리고 있다. 이러다가는 경기 하강이 장기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집권 3년차에 들어선 문재인 정부로서는 경제 분야에서 국민에게 성과를 보여줘야 할 때다. 이런 점에서 이번 청와대 경제팀 교체는 경제 성과 창출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인적 쇄신’으로 풀이된다.

김상조 실장은 오랜 세월 학계와 시민단체 등에서 경제민주화 운동을 해 온 대표적인 ‘재벌개혁론자’이지만 현실을 고려하는 균형감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공정거래위원장 시절 “지난 30여년간 봤듯이 법률 하나, 제도 하나 개선한다고 해서 재벌 개혁이 갑자기 이뤄지는 게 아니다”라며 지속 가능한 점진적 개혁을 거듭 강조했다. 인터넷은행 은산분리 완화 등 기업 규제 완화를 측면에서 지원해 진보 진영으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또 “경제민주화의 본령은 갑을 문제를 해소해 모든 경제 주체가 일한 만큼 보상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하도급거래의 불공정한 관행과 가맹점·대리점에 대한 대기업의 횡포 등 시장 질서를 바로잡는 데 힘을 쏟았다. 김상조 실장은 이날도 기자들에게 “만병통치약 식의 처방을 고집하면 실패를 자초한다”며 “경제정책은 일관성과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상조 실장은 지난 대선 때부터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밑그림을 그렸고 이호승 수석은 청와대 일자리기획비서관을 맡아 일했다. 두 사람 모두 문재인 정부 출범 때부터 핵심적인 역할을 해 왔기 때문에 경제정책의 큰 방향은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과제는 자명하다. 소득주도성장·공정경제·혁신성장을 세 축으로 한 ‘다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라는 정책 기조를 이어가되 국민이 체감하는 가시적 성과를 내는 일이다. 지금 당장은 경제 활력을 높이고 대외 리스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지금까지 드러난 시행착오는 과감히 보완할 필요도 있다. 새 청와대 경제팀이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경제 부처와 힘을 모아 민생을 안정시키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 바란다.

▶ 관련 기사 : 문 대통령, ‘청와대 경제팀’ 교체 왜?

▶ 관련 기사 : 청와대 새 정책실장 김상조, 경제수석 이호승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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