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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5·18 망언’ 방조하는 자유한국당의 ‘꼼수 징계’

등록 2019-02-14 18:40수정 2019-02-14 19:06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13일 저녁 기자회견을 열어 당 대표 선출 당규에 따라 “윤리위원회 회부와 상관없이 전당대회를 완주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당 윤리위는 14일 오전 실제 이 규정을 근거로 ‘5·18 모독 망언’을 한 김 의원과 김순례 의원이 전대  출마자라는 이유로 징계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13일 저녁 기자회견을 열어 당 대표 선출 당규에 따라 “윤리위원회 회부와 상관없이 전당대회를 완주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당 윤리위는 14일 오전 실제 이 규정을 근거로 ‘5·18 모독 망언’을 한 김 의원과 김순례 의원이 전대 출마자라는 이유로 징계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5·18 민주화운동을 모독하는 발언을 한 이종명 의원을 14일 제명하기로 했다.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해선, 전당대회 출마 후보의 징계를 유예한 당내 규정을 들어 전당대회가 끝날 때까지 징계하지 않기로 했다. 당내 선거규정을 빌미로 망언을 묵인하고, 되레 당내 경선에 활용할 수 있는 길을 터준 것이다. 이러고도 자유한국당이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정당이라 할 수 있는 건지,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자유한국당이 이종명 의원 한 사람만 제명하기로 한 건, 지지율 하락 등 파장을 줄이면서 태극기 부대의 반발을 최소화하려는 ‘꼼수 징계’로 읽힌다. 특히 김진태·김순례 두 의원의 ‘징계 유예’는 당 지도부가 자초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들이 공청회에서 망언을 한 건 지난 8일이다. 비난이 빗발쳤지만, 자유한국당은 나흘이 지난 12일 이들의 후보등록을 허용하고 13일에야 첫 윤리위를 소집했다. 여론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징계 쇼’를 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과 망언을 ‘당내 선거규정’을 근거로 해서 묵인하는 행태는 더욱 실망스럽다. 사실상 망언을 쏟아낸 이들에게 당 대표와 최고위원 경선에서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셈이다.

김진태 의원은 윤리위가 소집된 이날도 “5·18 유공자 명단 공개는 하는 게 맞는다”며 당 대표가 되면 탄핵 무효 투쟁뿐 아니라 2017년 치러진 19대 대통령선거 무효화를 주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순례 의원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에도 불구하고 최고위원 출마를 강행했다. 두 의원이 전당대회에서 당원의 선택을 받는다면, 윤리위의 행동은 코미디가 되어버릴 것이다. 이종명 의원의 제명 처분도 자유한국당 의원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야 확정되기에, 지금 당 분위기론 가능성이 높지 않다.

당내 선거규정이 있더라도 자유한국당이 징계 의지를 내보이려면, 최소한 전당대회 뒤에라도 김진태·김순례 의원을 제명하겠다는 뜻을 밝혔어야 한다. 또 지금이라도 국회 윤리위의 세 의원 징계 추진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공표하는 게 옳다. 그런데도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왜 빨리 (징계) 결론을 안 내리냐고 비판하는데, 인민재판식으로 판단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고 딴소리를 하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과 이를 무력진압한 5공 군부독재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본심이 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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