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미국의 FTA 때리기, 대처 방안 면밀히 준비해야

등록 2017-07-02 17:56수정 2017-07-02 19:00

지난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무역 불균형 문제를 논의할 고위급 경제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의 설명을 들어보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개정하자는 합의는 없었다. 그러나 미국 쪽은 마치 한-미 에프티에이 개정 협상이 시작되기라도 한 것처럼 이런저런 발표를 이어가고 있어 뒷맛이 개운치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모두 공개발언에서 “한국과 무역거래를 재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공동 언론발표에선 “한-미 에프티에이는 미국 쪽에 매우 거친 협정이었다”거나, “우리는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 등의 발언에 무게를 두었다. 정상회담이 끝난 뒤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선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한국과) 그 무역협정은 만기가 다가온다. 사실 2주 전에 만기가 도래했다”고 사실과 다른 엉뚱한 말도 했다. 외교적 결례를 무릅쓴 일방적 의사표시라 미국 국내 정치용 발언이란 쪽에 무게가 실리긴 하지만, 미국이 제기하고 있는 무역 불균형 문제가 이번 회담으로 깔끔하게 매듭지어지지 못했음은 분명해 보인다.

미국은 철강과 자동차를 양국간 불공정 무역의 대표적 사례로 거론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무역수지 흑자를 많이 내는 품목이기도 하지만, 트럼프가 보호무역주의와 반이민자 정책 등을 통해 지지세를 모은 이른바 러스트벨트의 산업이다. 그런 만큼, 앞으로 어떤 형태로든 미국에 유리한 상황 변화를 이끌어내려고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 한-미 에프티에이 개정 요구를 협상의 지렛대로 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우리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뒤 환율 조작국 지정 등 압력을 피하려고 미국 제품을 적극적으로 구매하는 등 대처를 했다. 올해 상반기 대미 수입이 22% 늘었고, 이에 따라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81억6천만달러로 지난해 상반기의 131억5천만달러보다 37.9%나 줄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방미길에 동행한 경제인단은 미국에 14조6천억원 규모의 설비투자 계획을 밝혔다. 미국의 의도를 면밀히 파악하면서, 이런 조처들이 우리 경제에 큰 악영향 없이 미국 쪽의 불만을 완화하는 방안인지 정밀한 계산이 필요하다.

협상은 변수가 많으므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면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통상·무역 지휘부를 서둘러 제대로 꾸려야 한다. 정부는 산업통상자원부 조직을 개편해 차관급 통상교섭본부장을 새로 두기로 했지만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사설] ‘국민보다 윤석열’ 고집하는 국힘, 망상에서 깨어나라 1.

[사설] ‘국민보다 윤석열’ 고집하는 국힘, 망상에서 깨어나라

박정희·전두환·윤석열…역사가 반복되는 이유 [세계의 창] 2.

박정희·전두환·윤석열…역사가 반복되는 이유 [세계의 창]

배신자론의 역설 [세상읽기] 3.

배신자론의 역설 [세상읽기]

내란수괴 윤석열이 사는 세상 [아침햇발] 4.

내란수괴 윤석열이 사는 세상 [아침햇발]

망상에 의한 쿠데타 [유레카] 5.

망상에 의한 쿠데타 [유레카]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