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와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등 3명의 거취 문제가 이번주 초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국회 시정연설 전에 야당 지도부와 만나, 세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을 도와달라고 요청할 방침이다. 그러나 지금 분위기론 야당이 인선 절차에 협조할지 몹시 불투명하다. 인수위도 없이 출범한 새 정부의 고위직 인사가 야당 반대에 꽉 막혀 있는 걸 보는 국민들은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
국회가 인사청문회를 통해 공직 후보자의 적격, 부적격 여부를 판단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 기준은 당리당략이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에 따라 정해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야당들이 세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을 미루거나 거부하면서 ‘최소한 한명 낙마’를 주장하는 건 옳지 않다. 국회는 지난주에 김이수·김상조 두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할 계획이었지만 돌연 연기했다. 한 사람을 낙마시키려 나머지 두 사람의 청문보고서를 야당이 움켜쥐고 있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공직 인선이 무슨 저잣거리 흥정도 아니고, 만약 문제가 있다면 셋 다 낙마시켜야지 누굴 조건으로 누굴 통과시켜 주겠다는 발상이 말이 되는가 싶다.
‘논란의 핵’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뿐 아니라 국민의당까지 한목소리로 강 후보자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강 후보자는 민간의 연안 여객선 선장으로선 맞을지 모르나 전시 대비 항공모함 함장은 아니다. 대통령은 빨리 자진사퇴시키라”고 요구했다. 군부독재 시절의 민정당 후예인 자유한국당이야 그렇다 치자. 김대중 정부 시절 집권세력이었다고 자부하는 국민의당에서 이런 얘기가 나오는 데 아연하지 않을 수 없다. 국제기구 경험이 풍부할 뿐 아니라 전직 외교장관 10명이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하는 사람을 연안 여객선 선장이라 하면, 도대체 국민의당이 생각하는 항공모함 함장은 누구인지 묻고 싶다.
국민의당에서도 박지원, 정동영 의원 같은 이들은 강경화 후보자를 동의해주자고 말한다. 그런데 수도권과 호남의 일부 소장 의원들이 ‘야당으로서 존재감’을 주장하며 낙마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한다. 국민의당이 존재감을 발휘하는 게 다당 체제에선 분명 의미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첫 여성 외교부 장관을 낙마시키는 데서 그 존재감을 찾겠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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