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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최은영 전 회장, 눈물 아닌 행동으로 책임져야

등록 2016-09-09 18:18수정 2016-09-09 20:11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청문회’에서 답변 도중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있다. 앞은 유일호 경제부총리.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청문회’에서 답변 도중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있다. 앞은 유일호 경제부총리.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청와대 서별관회의 청문회’(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청문회)가 8~9일 이틀 동안 국회에서 열렸으나, 핵심 증인들의 무책임한 태도와 정부의 자료 제출 거부 탓에 ‘부실 청문회’로 막을 내렸다. 조선·해운산업의 부실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고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한다는 청문회의 취지가 무색해졌다.

특히 9일 증인으로 나온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은 끝까지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 여야 의원들의 질문에 눈물을 흘리며 “도의적 책임을 무겁게 느낀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책임질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최 전 회장은 방만한 경영으로 회사를 위기에 빠뜨렸다. 그런데도 회사가 기울어가는 동안 거액의 보수를 받았고, 경영권을 시숙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넘긴 뒤에도 한진해운 사옥 임대료로 매년 140억원을 챙겼다. 지난 4월엔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 사실이 공개되기 직전에 보유 주식을 매각해 10억원의 손실을 회피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고, 최근엔 계열사를 통해 100억원대의 호화 요트를 소유한 사실이 드러났다.

의원들이 ‘대주주 책임론’과 ‘도덕적 해이’를 들어 최 전 회장에게 사재 출연을 촉구했으나, 그는 “앞으로 사회에 기여할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며 두루뭉술한 답변만 내놨다. 청문회 하루만 버티면 무사히 넘어갈 수 있다는 꼼수로 읽힌다. 지금 ‘한진해운발 물류대란’으로 한진해운은 물론 협력업체와 수출기업들까지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염치없는 태도다. 그를 향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울지 마라. 노동자와 국민은 피눈물을 흘린다”고 질타했다.

이번 청문회는 서별관회의의 핵심 멤버인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이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으면서 처음부터 한계를 드러냈다. 두 사람이 제외되자 여야가 합의해 증인으로 채택한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도 나오지 않았다. ‘핵심 3인방’이 모두 빠진 것이다. 특히 최 전 부총리는 페이스북에 “지금이라도 정책당국이 막무가내식 책임 추궁을 당하지 않고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최 전 부총리와 안 수석의 증인 채택을 끝까지 막은 새누리당의 책임이 크다. 야당도 진상 규명의 의지가 있었다면 증인 채택을 관철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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