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가 3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이로써 지지난해 3월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을 세운 두 주역 안철수 의원과 김한길 전 대표가 모두 당을 떠났다. 4월 총선을 코앞에 두고 야당 핵심 인사들이 잇따라 당을 등지는 사태를 지켜보면서, 어쩌다 제1야당이 이런 지경까지 왔는지 처연할 따름이다. 국민과 야당 지지자들을 더 우울하게 하는 건, 선거가 가까워 오는데도 사분오열의 양상이 쉽게 멈출 것 같지 않다는 데 있다.
김한길 전 대표는 자신이 두 차례나 대표를 지낸 당을 떠나는 명분으로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한 새로운 정치질서 구축’을 들었다. 기존 정치권에 대한 국민 불신이 매우 크기에 혹여 그의 탈당이 ‘새로운 정치질서 구축’과 맞아떨어지는 측면이 있을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총선 승리를 위해 탈당한다’는 말은 견강부회일 뿐이다. 김 전 대표는 통합의 조건으로 문재인 대표 사퇴를 줄곧 주장해왔다. 설령 그의 주장이 타당하다 할지라도, 문 대표가 사퇴하지 않는다고 해서 당을 떠나 ‘총선 승리’를 모색하겠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갈라져서 선거에 이기기 어렵다는 건 정치의 상식이다. 안철수 의원 탈당 이후에도 더불어민주당이 혁신과 통합을 이루지 못하고 국민 기대에서 멀어져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제1야당 대표까지 지낸 인사가 국민과 당원들이 납득할 만한 충분한 설명 없이 ‘총선 승리’라는 허울뿐인 명분을 내걸고 당을 떠나는 건 매우 실망스런 일이다.
이미 야권은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 따지기 힘들 정도로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의 폭주에 실망한 많은 국민은 4월 총선에서 누군가는 자신의 정치적 바람을 온전히 대변해주길 여전히 기대하고 있다. 이런 기대에 화답해야 할 책임은 야권 전체에 있다. 김한길 전 대표의 탈당은 명분 없는 일이지만, 당 밖에서라도 야권 통합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은 중단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특히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대표가 빨리 당을 추슬러서 지지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게 긴요하다. 자꾸 ‘나갈 사람은 나가라’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통합과 혁신의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선대위를 빨리 구성해 국민에게 변화의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 당 수습을 위해선 모든 걸 버릴 수 있다는 각오를 문 대표가 행동으로 내보일 때다.
이슈안철수 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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