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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안철수 신당’이 대답해야 할 과제들

등록 2015-12-21 18:35

안철수 의원이 21일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내년 설인 2월8일 이전에 신당의 모습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반드시 정권을 교체하겠다”고 다짐하는 한편 “새정치민주연합과의 연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신당을 향해 첫발을 뗀 안 의원 앞에는 어려운 과제들이 숱하게 놓여 있다. 지금 왜 새로운 정당이 필요한지, 새 정당의 비전과 구체적인 실천 전략은 무엇인지, 그것은 기존의 야당과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 등에 대해 만족할 만한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그동안 안 의원을 향해 가장 많이 쏟아진 비판은 ‘추상적’이라는 것이었다. 새 정치든 혁신이든 제목만 있을 뿐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각론이 없거나, 있어도 현실과 동떨어진 뜬구름 잡기 식이라는 비판이 무성했다. 게다가 각종 정치·사회적 갈등 현안이 발생했을 때 팔을 걷어붙이고 해법을 제시하기보다는 강 건너 불구경 식 태도를 보여온 것 또한 사실이다. 이제는 그런 모습을 보여서는 곤란하다.

신당이 가질 필연적인 속성인 ‘1인 정당’의 한계를 어떻게 뛰어넘을지도 관심사다. 관찰자 입장에서 신당은 아직 ‘안철수의, 안철수에 의한, 안철수를 위한 정당’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당내 민주주의를 확고히 다지는 것은 신당에 절체절명의 과제다. 게다가 과거 정치사를 보면 선거를 앞두고 ‘창업주’의 정치적 목표 달성을 위해 창당됐다가 물거품처럼 꺼진 ‘포말 정당’도 숱했다. 신당이 1인 보스를 위한 물거품 정당이 아니라는 점을 유권자들에게 확실히 각인시켜 줘야 할 것이다.

어차피 새로 당을 만들기로 했다면 우리 정치의 고질인 지역주의 청산에 앞장서는 정당이 돼야 한다. 야당의 텃밭이라 할 호남 지역에서 새정치민주연합과 아옹다옹 다투는 수준에 그쳐서는 신당 창당의 의미가 별로 없다. 새누리당의 아성인 영남 지역을 어떻게 공략할지, 그래서 고착된 지역주의 정치의 벽을 허무는 데 어떻게 기여할지 등에 대한 청사진을 내놓기 바란다. 신당에 참여할 사람들의 면면도 마찬가지다. 기존 정당에서 공천에 떨어진 사람 등 낡은 인물들을 긁어모아서는 신당 창당의 의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사회 곳곳에 숨어 있는 참신하고 능력 있는 인물들을 얼마나 발굴하느냐는 신당의 성공 여부를 가르는 핵심 기준이 될 것이다.

안 의원의 신당은 본질적으로 야권분열이라는 딜레마를 안고 출발하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정권교체” 의지를 밝힘으로써 신당을 야당으로 분명히 자리매김했으나, 눈앞에 마주한 현실은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당장 총선에서 야권의 분열로 야당이 총선에서 참패하게 되면 대선 승리와 정권교체의 꿈은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딜레마에 대한 야권 지지자들의 의문에 답하는 것도 안 의원의 피할 수 없는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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