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단일화 협상 재개에 합의하면서 새정치 공동선언도 함께 발표했다. 두 후보 쪽이 “새정치 선언은 개혁의 시작”이라고 말했듯 정치개혁은 이제 첫 발걸음을 뗀 것에 불과하다.
두 후보는 엊그제 발표한 새정치 선언에서 경제민주화 등 5대 국정 현안에 대한 여야정 국정협의회 상설화, 좋은 일자리를 위한 노사정 협약, 국무총리의 국무위원 인사제청과 해임건의권 보장,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처 신설, 공천권을 국민에게 완전히 환원하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두 후보의 새정치 선언을 지난 6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내놓은 정치쇄신안과 비교하면 박 후보가 상향식 공천을 위해 국회의원 후보 선출을 위한 여야 동시 국민참여 경선을 제안했고, 두 후보는 국회의원 공천권을 국민에게 완전히 환원하겠다는 선에서 화답했다. 국무총리의 국무위원 제청권 보장, 국회 윤리위와 선거구획정위의 외부인사 구성 등도 양쪽이 같다. 이 사항들은 대선 뒤 한시라도 빨리 입법을 서두르면 될 일이다. 박 후보가 검찰 개혁 방안으로 상설특검제를 제시한 데 대해 두 후보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제안했다. 박 후보가 4년 중임제 개헌을 언급했지만 두 후보는 이에 대한 언급이 없다. 두 후보가 여야정 국정협의회 등 협치 방안을 내놓은 반면 박 후보는 대통령의 정기국회 연설 정례화 정도를 내놓는 데 그쳤다.
두 후보가 새정치 실천을 위한 방안으로 정권교체와 국민연대를 제시했지만 추상적인 수준일 뿐 국민연대의 구체적 방안이 나오지 않은 것은 미흡한 점이다. 진보정당 등에서는 두 후보의 비례대표 확대 주장에서 더 나아가 독일식 정당명부제와 결선투표제를 도입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논란이 됐던 국회의원 정수 문제는 ‘비례대표 의석을 확대하고 지역구를 줄이는 과정에서 의원 정수를 조정한다’는 선에서 일단락됐다. 합의문 발표 뒤에도 이 문장이 의원 정수 축소를 의미하는지를 놓고 양쪽이 티격태격하는 것을 보면 이 부분은 합의라기보다는 봉합에 가까워 보인다.
사실 새정치, 정치개혁이라는 게 말은 쉽지만 실천하기는 정말 어려운 과제다. 두 후보가 좋은 방안을 내놓았다 하더라도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하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정권교체가 된다 해도 여소야대 상황에서 정치개혁을 추진하기란 녹록지 않다. 새정치에 대한 국민의 지지와 기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진행중인 후보 단일화와 이후 대선 과정에서 두 사람이 새정치를 몸소 실천함으로써 이후 정치혁신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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