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 후보의 야권 단일화 협상 잠정중단은 올해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바라는 많은 유권자들에게 매우 실망스러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경위야 어찌됐든 지지자들의 기대와 염원에 찬물을 끼얹은 점에서 문 후보와 안 후보 모두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다.
우선 민주당은 경솔한 행동으로 안 후보 쪽의 불신을 자초했다. 단일화 협상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금기는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행동이다. 언론을 통한 ‘안철수 양보론’ 유포나, 안 후보 쪽 단일화 협상팀원의 과거 행적 공격 등 안 후보 쪽이 협상 중단 이유로 들고나온 사안들은 이런 점에서 민주당의 치명적 잘못이다.
안철수 후보 쪽도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민주당의 행동으로 마음이 상한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내용이 협상을 깰 정도로 심각한 사안인지는 의문이다. 최근 안 후보의 지지율 하락 등과 맞물려 도에 지나친 대응을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대선에 나갈 야권의 대표주자를 뽑는 후보 단일화 협상은 그 성격상 살벌한 전쟁이 될 수밖에 없다. 협상 과정에서 감정이 상하고 오해가 쌓이는 것도 피하기 어렵다. 문-안 후보의 후보 단일화만큼은 이런 관행을 깨길 기대했으나 결과적으로 그 덫에 빠지고 만 꼴이 됐다. 문-안 후보는 지금부터 다시 ‘아름다운 경쟁’을 위해 신발끈을 새롭게 조이기 바란다.
우선, 양쪽 진영은 가장 이른 시일 안에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 두 후보가 약속한 후보 단일화 시한은 이제 열흘도 채 남지 않았다. 시간을 지체할 여유가 없다. 민주당은 안 후보 쪽의 문제제기에 최대한 성의를 다해 응답하고, 안 후보 쪽 역시 민주당의 사과가 다소 미흡해도 더는 문제 삼지 않는 대승적 자세를 보여야 한다. 벌써 일부 여론조사 결과 협상 중단의 반사이익이 새누리당 쪽으로 돌아가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문-안 두 후보 진영은 이번 기회에 협상에 임하는 기본 태도를 새롭게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에 매몰돼 상대방이 후보가 될 가능성은 아예 염두에도 두지 않는 태도로는 두 세력의 진정한 통합은 이뤄지지 않는다. 상대방이 후보가 됐을 때 이쪽의 역할이 무엇인지 등을 미리 염두에 두면서 정권교체를 위한 협력의 틀을 갖추어야 한다. 두 후보가 자주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어야 할 필요성도 이번 사태를 통해 증명됐다. 이번 갈등을 오히려 좋은 약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양쪽이 지혜를 발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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