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극우·친일 망언을 지속적으로 해온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인사청문회에서 일부 발언에 대해 뒤늦게 “사과한다”고 했다. 그동안 극우 진영의 환호를 받아온 발언이 우리 사회에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것임을 인정한 것이다. 쿠데타 옹호, 친일 역사관, ‘모가지 따기’ 등 그간 막말 행보 등을 보면, 이미 신 후보자가 우리 군을 이끌 자격이 없다는 점은 명백하다.
신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5·16은 혁명” “12·12 쿠데타는 나라를 구하러 나온 것”이라는 이전 발언에 대해, “쿠데타가 있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라고 변명하면서도 “사과한다”고 했다. 2019년 9월 ‘태극기 집회'에서 “문재인 모가지 따는 건 시간문제”라고 한 것도 사과했다. 정치적 중립을 견지하며 군을 책임질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쿠데타를 공공연히 옹호하고,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고 ‘모가지를 딴다’는 적대적 인식을 드러낸 건 군이 총칼을 쥐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한 일이다. 민주사회에선 이런 인물은 군을 맡지 못한다. 장관이 되려고 이제 와서 맘에 없는 사과를 했으나, 진심이 어디 있는지 온 국민이 다 알게 됐다. 국방부 장관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인사다. 그리고 천박하다. 여당 의원들이 “자연인으로서의 발언”이라며 엄호했으나, 위치가 바뀔 때마다 말과 행동이 표변한다니 이 또한 군을 책임지는 국방부 장관으로선 결격사유다.
신 후보자는 홍범도 장군 흉상에 대해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에 의해 된 것”이라며 장관이 된다면 이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극우 지지층과 윤석열 대통령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독립투사를 정파적으로 나눠 헐뜯고 있다. 홍범도 장군 동상을 이전하기 위해 신 후보자가 국방부 장관이 되어야 하는가. 1985년 중대장 시절 이등병 부하의 사인을 왜곡·조작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인데, “그런 이야기가 맞다면 국방부 장관을 사퇴하겠다”고 했다. 현 정부가 조사할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이런 장담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완용이 매국노였지만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었다” “대한제국이 존속했다고 해서 일제(치하)보다 행복했다고 확신할 수 있느냐”는 신 후보자의 ‘친일 식민사관’은 한두번의 말실수가 아니다. 뉴라이트 식민지근대화론에 빠져 있는 이런 인물이 군을 이끈다면, 안보 위기 시 국민들이 밤잠을 이룰 수 있겠는가. 신 후보자는 부적격자임을 깨닫고 스스로 물러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