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빈방문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30일 오후 서울공항에 도착해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등과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순방을 마치고 돌아왔다. 늘 그러했지만, 이번 순방에 대한 여야의 평가는 더욱 크게 엇갈린다. 여당은 “한-미 동맹의 역사적 전환” “제2의 한-미 상호방위조약”이라며 극찬하는 데 반해, 야당은 “‘빈손 외교’를 넘어 ‘대국민 사기 외교’”라며 혹평했다. 국민의 평가도 대체로 나뉘지만, 이번 순방에서 우리가 어떤 국익을 챙겼는지 의구심이 적지 않다.
대통령실은 이번 미국 국빈방문 성과를 알리고, 외교·안보·경제 분야의 후속 대책을 마련하는 데 힘쓸 예정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국정 운영 지지율도 끌어올리고, 각종 개혁 추진을 위한 국정 동력도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우선 윤 대통령은 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이번 방미에 대한 총평을 밝힐 계획이다. 이어 국민의힘 지도부와 방미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윤석열 정부 순방 성과를 알리는 익숙한 패턴이다. 그러나 장관들(국무회의)과 여당 지도부에 방미 성과를 장황하게 설명할 필요는 없다. 그보다는 국민들에게, 야당에 설명해야 한다. 이번에는 그 어느 때보다 평가가 크게 엇갈리는데다, 해소되지 않은 의문도 많다. 그러니 대국민 보고회 또는 기자회견 등의 형태로 국민에게 진솔하게 방미 결과를 설명하고, 의혹에도 성실히 답변하는 게 맞다. 이전 대통령들도 주요 순방 이후에는 야당 지도부를 불러 순방 성과를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뿐 아니라, 현 여당 소속 대통령이었던 박근혜·이명박 대통령도 그렇게 했다. 윤 대통령은 이재명 대표가 검찰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취임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번도 야당 의원들을 만나지 않았다. 야당에 설명하더라도 야당이 박수로 화답하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이 대통령의 임무다. ‘집안 식구’만 불러 그들로부터 칭송을 듣는 건 별 의미가 없다. 국민 앞에서 성실히 이 상황을 설명할 의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