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4일 제주상공회의소 회의장에서 열린 당원 및 지지자와의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가 4일 “모든 영역에서 모든 방향에서 (저를 향해) 최대치의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검경 수사가 본격화되고 당 안팎에선 ‘실언 논란’이 끊이지 않자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잦은 말바꾸기와 부적절한 언행으로 불신을 자초한 것은 그 자신이다.
당장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조사를 받다 숨진 김아무개씨에 대한 오락가락 해명이 논란을 빚고 있다. 그는 애초 숨진 김씨에 대해 “(나와) 아무 관계 없는 사람이 검찰·경찰의 강압수사를 견디지 못해 돌아가셨는데 그게 이재명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 “무당의 나라가 됐다”고 반발한 바 있다. 이어 지난 2일 김씨가 대선 경선 당시 김혜경씨의 수행기사였다는 증언을 <제이티비시>(JTBC)가 보도하자, 이 후보 쪽은 “김혜경씨 차량을 운전한 사람은 전혀 다른 인물” “없는 인연을 억지로 만들려는 음해와 왜곡”이라며 거듭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전날 선관위 제출 자료를 통해 김씨가 캠프에서 운전기사 급여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배우자실의 선행 차량을 운전했다”고 해명했다. 뒤늦게 김씨가 수행팀 일원이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눈앞의 위기를 모면하려다 의혹만 증폭시킨 건 아닌가.
본인은 적극적인 반박일지 몰라도 거친 언사와 ‘남 탓’ 해명이 국민들에게 신뢰를 줄지는 의문이다. 그는 지난달 30일 “의원들을 공개적으로 욕하는 플랫폼을 만들자”고 제안했다가, 악성 팬덤을 부추길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자 “재미있자고 한 이야기를 조금만 삐끗하면 침소봉대해 본질과 다른 이야기들을 만들어내 요즘 말하기 불편하고 힘들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결국 “발언에 신중하겠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처신이 가볍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저학력·저소득층이 국민의힘 지지가 많다. 언론 때문에 그러지…”라고 말해 ‘편가르기’ 논란을 일으킨 것 또한 마찬가지다.
이 후보는 제1야당의 유력 당대표 후보이자 대선후보를 지낸 거물급 정치인이다. 그만큼 영향력이 크고 발언과 태도 하나하나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정제되지 않은 언사에 대한 지적, 자신을 둘러싼 의혹은 대부분 ‘언론 탓’으로 치부하는 등 책임을 통감하는 모습은 찾기 어렵다. 그는 이날 “저도 인간이라 가끔 지치기도 한다”고 했다. 왜 자신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는지 스스로 돌아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