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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미얀마 군부의 민주운동가들 전격 처형, 그래도 저항은 못 꺾는다

등록 2022-07-26 17:45수정 2022-07-27 02:37

지난주 처형된 미얀마 민주화 운동가 4명 중 한명인 초 민 유(오른쪽)가 2006년 11월14일 미얀마 독립기념일 행사에 참석한 모습. EPA 연합뉴스
지난주 처형된 미얀마 민주화 운동가 4명 중 한명인 초 민 유(오른쪽)가 2006년 11월14일 미얀마 독립기념일 행사에 참석한 모습. EPA 연합뉴스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에 저항하는 활동을 이끌어온 민주화 운동가 4명의 사형을 전격 집행했다. 미얀마 시민들과 국제사회의 노력을 외면하고, 공포로 저항을 꺾으려는 잔혹하고 용납할 수 없는 행위다. 강력히 규탄한다.

지난 23일 양곤의 인세인 교도소에서 교수형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이들은 미얀마의 대표적인 민주화 운동가들이다. 초 민 유는 1988년 일어난 군부 쿠데타에 맞서 조직된 ‘88세대 학생 그룹’의 지도자로 20년 넘게 수감 생활을 하면서도 운동을 이끌어왔다. 힙합 가수로 군부를 비판하는 음악을 하다가 아웅산 수치 전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에서 활동했던 표 제야 토 전 의원도 처형되었다. 흘라 묘 아웅, 아웅 투라 조는 지난 1월 군부가 설치한 군사법원이 진행한 비공개 재판에서 ‘테러 행위’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사형 판결을 받았다.

지난해 2월1일 군부 쿠데타 이후 미얀마 시민들은 거리시위와 국경지역에서의 무장투쟁 등으로 저항을 계속해왔다. 군부는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민 1만명 이상을 투옥했고 117명에게 사형 판결을 내렸다. 그동안 사행 집행을 만류해온 유엔과 아세안 등의 호소에 대해 군부는 전격적인 처형으로 대응했다. 미얀마에서 정치범 사형 집행은 46년 만이다.

그동안 미얀마의 비극을 망각한 듯 보였던 국제사회가 이번에 모처럼 목소리를 낸 것은 그나마 다행스럽다. 한국 외교부는 26일 “미얀마 군부 정권이 인권과 법치를 무시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비난받아 마땅한 폭력행위”라고 비판하며 미국, 유럽연합, 영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뉴질랜드, 노르웨이 등과 공동 성명을 냈다. 토머스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은 “이 사악한 행위가 전환점이 돼야 한다. 미얀마 사태를 수수방관하는 국제사회의 행태를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민주화를 염원하는 미얀마인들을 지지하는 것은 비단 미얀마를 위한 것일 뿐 아니라 유엔 안보리의 분열과 민주주의의 위기 속에서 국제사회가 보편적인 민주와 인권의 원칙을 바로 세운다는 의미 또한 있다. 군사독재에 맞섰던 많은 한국 시민들도 미얀마인들의 투쟁을 응원하는 의미있는 활동을 해왔다.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한 미얀마인들의 여정에 꾸준히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 희생된 운동가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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