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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요동치는 국제질서 한복판에서 막 오른 베이징올림픽

등록 2022-02-04 21:15수정 2022-02-04 21:21

4일 밤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개막식에서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입장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4일 밤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개막식에서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입장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베이징겨울올림픽이 4일 밤 개막했다. 첨단기술을 활용한 화려한 개막식은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의 발전과 힘을 과시한 무대였다. 이번 올림픽은 올해 3연임에 나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주요한 업적으로 내세우기 위한 정치적 행사이기도 하다. 선수들을 비롯한 올림픽 관련자들의 동선을 베이징 시민들의 공간과 완전히 차단하는 ‘폐쇄 루프’ 형식으로 행사를 치르면서, 중국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과 방역의 우월함을 세계에 과시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요동치는 국제질서 한복판에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이 긴장을 완화하는 계기가 될지, 아니면 신냉전이 본격화하는 현장으로 역사에 기록될지도 주목된다. 미-중의 첨예한 패권 경쟁과 중국의 인권 문제에 대한 우려 속에서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이 정부 대표를 파견하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에 나섰다. 개막식에 참석하는 정상급 인사도 20여명으로 2008년 베이징여름올림픽 당시 90여명에 비해 확연히 줄었다. 14년 전 대통령이 개회식에 참석했던 한국도 ‘외교적 보이콧’에는 동참하지 않았지만, 박병석 국회의장과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참석하는 것으로 급을 낮췄다.

중국이 신장에서 위구르인 등 소수 민족을 탄압하고 홍콩 국가보안법으로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 등을 탄압하는 데 대한 국제사회의 문제 제기와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선수가 있다면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경고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중국 당국의 이런 태도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미국·유럽과 대치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4일 직접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뒤 개막식에 참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 주석이 외국 정상을 직접 만난 것은 푸틴 대통령이 처음이다. 두 정상은 ‘새 시대 국제 관계에 관한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에너지·금융 협력 협정에 서명했다. 미국의 압박에 맞선 양국의 전략적 밀착을 과시한 것이다. 우크라이나와 대만 문제에 대한 러시아와 중국의 상호 공조가 유라시아 동·서 양쪽에서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는 쪽으로 나아가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중국의 지지를 얻은 뒤 우크라이나에서 실제로 침공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평화의 올림픽’이라는 국제사회의 염원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중·러가 현명한 선택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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