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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성한용 칼럼] 민주당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등록 2021-04-28 15:57수정 2021-05-04 08:41

이번 4·7 재보선 결과는 내년 대선에서 정권을 교체할 수도 있다는 국민의 강력한 경고였다. 문재인 정부는 유능한 정부일까? 더불어민주당은 유능한 정당일까? 문재인 정부와 여당 사람들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기 바란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41.08%를 득표했다. 홍준표 24.03%, 안철수 21.41%, 유승민 6.76%, 심상정 6.17% 순이었다.

홍준표 후보를 제외한 네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추진한 촛불연대 구성원들이었다. 네 사람의 득표율을 더하면 75.42%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찬성 여론과 거의 일치하는 수치다.

2016~2017년 촛불연대, 탄핵연대는 정치연대로 발전하지 못했다. 만약 네 사람이 연립정부를 구성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말 그대로 촛불 정부가 들어서서 광범위한 제도 개혁을 추진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문재인 대통령은 연립정부나 입법연대보다는 적폐청산을 선호했다. 대통령과 행정부의 권한으로 신속하게 많은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데 굳이 시간이 걸리고 복잡한 방식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촛불민심은 문재인 대통령의 이런 적폐청산 방식을 추인했다. 문무일-윤석열 검찰이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을 강도 높게 수사했다. 문재인 대통령 직무 긍정 평가는 75%를 넘나들었다.

적폐청산의 동력이 떨어질 즈음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북-미 정상회담을 ‘위장 평화쇼’라고 비난했다. 욕보다 더한 막말이었다. 혀를 내두른 국민은 지방선거에서 여당을 압도적으로 밀어줬다.

그래도 개혁은 지지부진했다.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체제의 자유한국당은 선거법 개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를 몸으로 가로막았다. 개혁을 거부하는 기득권 세력임을 자처한 꼴이었다.

야당은 코로나19까지 선거에 이용하려 했다. 화가 난 국민은 여당에 180석을 안겼다.

결과적으로 지난 4년 동안 국민은 더불어민주당에 대통령 권력, 지방 권력, 국회 권력까지 몽땅 몰아줬다.

사람은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정당도 마찬가지다.

더불어민주당의 전국 선거 4연승은 생태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보수 기득권 세력의 자충수로 얻은 반사이익이었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은 자기 실력이라고 착각했다. 4·7 재보선 참패를 예상하지 못한 것이 그 증거다.

선거는 상대적이다. 내가 잘해서 이기는 경우보다 상대가 잘못해서 이기는 경우가 더 많다. 정치는 절대적이다. 내가 잘해야 성공할 수 있다. 상대가 잘못해서 성공하는 경우는 없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선거에서 계속 이겼지만, 정치에서 실패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4월19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국민의 평가는 어제의 성과가 아니라 오늘의 문제와 내일의 과제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정부는 무엇이 문제이고 과제인지 냉정하게 직시하고, 무거운 책임감과 비상한 각오로 임해야 할 것입니다. 공직기강을 철저히 확립하고, 더욱 낮은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하겠습니다. 마지막까지 부패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유능해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유능한 정부일까? 더불어민주당은 유능한 정당일까? 문재인 대통령 말대로 국민이 평가할 몫이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 사람들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기 바란다.

내년 3월9일 대통령 선거에서 야권은 큰 변수가 아니다. 국민의힘은 아직 자생력이 없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에 출마할 수 있을까? 거품은 언젠가 꺼진다. 김종인 위원장이 더는 무슨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그는 정권 창출의 마술사가 아니다.

내년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다. 쉽게 말하면 내년 대선은 민주당과 민주당의 싸움이다. 왜 그럴까?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국민이 그동안 너무나 많은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법이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법이다.

대통령 선거는 ‘전망 투표’라고 하지만 내년은 다를 수 있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평가가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17년 5·9 대선부터 2020년 4·15 총선까지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몰아준 지지를 한꺼번에 철회할 것인지 말 것인지 국민이 판단할 것이다.

이번 4·7 재보선 결과는 내년 대선에서 정권을 교체할 수도 있다는 국민의 강력한 경고였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한계를 보인 불공정 해소와 불평등 해소를 어떻게 할 것인지 진짜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성한용ㅣ정치부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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