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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나는 역사다] 원자폭탄 다음의 공포 / 김태권

등록 2021-03-25 19:00수정 2021-03-26 02:40

조너스 소크 (1914~1995)
조너스 소크 (1914~1995)

1952년에 “미국 사람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을 설문조사했더니 1위가 원자폭탄, 2위가 소아마비였다고 한다. 그런데 조너스 소크가 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했다. 방송에 나가 그 사실을 밝힌 날이 1953년 3월26일이다.

소크의 영광: 민주당 사람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서른아홉살 때 소아마비를 앓았다. 나중에 대통령이 되고 재선, 삼선, 사선에 성공할 만큼 사랑을 받았지만 자기 다리로 걷지 못했다. 그가 소아마비 재단을 세우자 적은 돈이나마 미국 사람의 3분의 2가 보탰고 자원봉사자는 700만명이었다.

재단은 과학자 소크를 후원했다. 소크는 날마다 16시간을 일해 백신을 만들었다. 미국 사회는 기뻐했다. 소크가 특허를 내지 않고 백신 만드는 법을 무상으로 공개하자 더 기뻐했다. “태양에도 특허가 있나요?” 백신은 모두의 것이라며 소크가 1955년에 한 말이다. 그때 대통령은 공화당 사람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였는데, 돈 없는 사람은 돈 내지 않고도 백신을 맞게 해주었다.(작가 제니퍼 라이트는 얼마 전 “공화당 대통령도 무상 의료를 제공했는데 요즘 왜 이러냐”며 꼬집었다.) 한때 소아마비는 무서운 병이었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 백신 덕분이다.

소크의 그늘: 미국 사람들은 소크를 영웅처럼 받들었다. 그런데 소크 말고도 백신을 연구한 과학자는 적지 않았다. 소크가 특허를 신청했더라도 특허권을 인정받지 못했을 것이라는 말도 있다. 같은 팀의 줄리어스 영그너는 결정적 역할을 했지만 세상에서 잊혔고 그 일로 상처받았다. 경쟁 상대로 불리던 앨버트 세이빈은 소크의 백신보다 편리한 백신을 개발했지만 한동안 실험해볼 기회도 얻지 못해 분통을 터뜨렸다. 소크와 세이빈은 두고두고 서로를 원망했다는 것이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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