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원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 언론에 관심이 많던 젊은이 미치 앨봄은 밤에는 피아노를 연주하고 낮에는 아이들을 돌보는 일까지 해가며 학비를 조달했다. 디트로이트에서 스포츠 기자로 조금씩 이름을 알리던 그는 책 한권으로 미국을 넘어 전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되었다. 루게릭병을 앓던 은사 모리 슈워츠를 매주 화요일마다 방문하였던 그는 병원비에 도움이 될 방법을 찾다가 삶과 죽음에 대해 은사와 나눈 대화를 책으로 펴낼 생각을 갖게 되었다. 여러 출판사에서 거절당했지만 결국 출판된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은 은사의 병원비 문제를 해결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았다. 45개 언어로 번역된 그 책은 1400만부 이상이 팔려나갔다. 그 뒤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을 필두로 소설로 영역을 확대한 그는 펴내는 책마다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던 그가 2005년 오보 논란에 휩쓸렸다. 디트로이트의 한 신문을 위해 쓴 스포츠 기사가 문제였다. 미시간주립대학교를 졸업한 뒤 엔비에이(NBA)에 들어간 농구선수 두명이 모교를 응원하기 위해 경기를 관람하겠다는 전갈을 전해왔던 것이다. 시합은 토요일이고 신문은 월요일에 나가는데 기사 마감은 금요일이었다. 그 졸업생들의 말을 믿은 그는 그들이 관전했다고 기사를 썼다. 그러나 그들은 마지막 순간에 계획을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 앨봄은 경기를 관전했지만, 그들이 경기장에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 신문이 나간 뒤 잘못이 밝혀졌다. 내사가 시작되면서 앨봄의 이전 칼럼들까지 검토한 결과 출처를 밝히지 않은 사례가 간혹 있었지만 이와 비슷한 오보는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도 신문사에서는 칼럼을 읽고 그것이 인쇄되도록 허락했던 편집자 네명에게 정직 처분을 내렸다. 별것도 아닌 일이었는데. 많은 인명이 걸린 엄청나게 중요한 사건에 대해 상상하기도 어려운 오보를 내고도 아무런 조처 없이 넘어가는 일이 어느 곳의 언론에서 가능할까. 거짓 뉴스나 만들어내지 말라고 빌어야 할까. 4월이면 답답하고 먹먹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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