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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나는 역사다] 가난한 이민자 애스터의 ‘운수 좋은 삶’ / 김태권

등록 2019-03-28 17:00수정 2019-03-28 19:23

존 제이콥 애스터
(1763~1848)
①가난한 이민자―빙산이 배를 가로막았다. 발이 묶인 두달 동안 독일에서 온 애스터는 모피 사업이 유망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추운 날씨 덕에 수요는 많은데, 숲을 가로질러 원주민을 만나 모피를 구해 오는 일이 위험하다고 했다. 미국에 도착한 애스터,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이 모험적인 사업에 뛰어든다.

②마약을 팔다―가리는 일이 없었다. 미국과 영국의 전쟁 때문에 큰 손해를 보자 1816년에 애스터는 마약밀수를 시작한다. 모피를 팔던 배에 아편을 실어 중국에 가져다 판 것. 애스터가 돈을 버는 것을 본 미국의 다른 무역상들도 아편을 거래했다고.

③정치권과 손잡고―애스터의 사업이 되살아난 것은 미국 정치권과의 인연 덕분. 의회를 구워삶아 캐나다의 모피업자가 미국에서 모피를 팔지 못하게 만들었다. 애스터의 회사는 미국 시장을 거의 독점하게 되었다.

④부동산 사업―나중에는 모피 사업을 접고 부동산에 뛰어들었다. 부통령을 지낸 에런 버와 가까웠는데, 버가 몰락할 때 그의 뉴욕 땅을 헐값에 사들인 것. 1848년 3월29일에 세상을 떠났다. 운도 따른 삶이었다.

증손자 존 제이컵 애스터 4세는 운이 좋지 않았다. 1912년에 호화여객선을 타고 여행하던 중 빙산이 배를 가로막았다. 배의 이름은 ‘타이타닉’이었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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