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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나는 역사다] 고공 외줄 묘기의 전설 / 김태권

등록 2019-03-21 17:55수정 2019-03-21 19:18

칼 월렌다
(1905~1978)

①영광: 줄타기 명인 칼 월렌다, 독일의 곡예사 집안에서 태어났다. 여섯살부터 무대에 섰다. 20대에 미국으로 건너가 명성을 쌓았다. 딸이며 사위며 가족이 함께 외줄에 올라 인간 피라미드를 쌓는 묘기를 했다. 1940년대 이래로 “위대한 월렌다 가족” “하늘을 나는 월렌다 가족”으로 이름을 날렸다. 수많은 세계기록을 세웠다.

②시련: 인간 피라미드는 위험한 묘기였다. 한 사람만 균형을 잃어도 땅으로 무너져 내린다. 1962년에는 사위와 조카가 숨졌고 양아들이 하반신마비가 되었다. 칼 자신도 크게 다쳤다. 1972년에는 다른 사위가 전선을 건드려 목숨을 잃었다. 그래도 줄타기를 그만두지 않았다.

③마지막 공연: 나이 일흔셋, 늙은 명인은 푸에르토리코의 두 고층 건물 사이에서 줄을 탔다. 바람 때문인지 줄이 심하게 흔들렸고 칼은 30m 아래로 추락. 아래에 서 있던 택시에 튕긴 뒤 바닥에 떨어졌다. 목숨을 잃은 날이 1978년 3월22일.

④끝나지 않은 도전: 칼이 숨진 바로 그 건물에서, 2011년에 증손자 닉이 줄을 탔다. 2013년에 그랜드캐니언을, 2014년에 나이아가라폭포와 시카고 마천루를 줄로 건넜다(시카고에서는 안대를 한 채 한밤중에 도전). 월렌다 가족은 여전히 하늘을 난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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