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원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 열여섯의 영국 소년 하나가 해적에게 나포되어 먼 곳으로 끌려갔다. 그곳에서 양치기를 하며 보낸 6년의 노예 생활은 분통이 터질 만한 일이었지만, 그는 오히려 그 기간에 신앙심을 돈독하게 하여 젊은 날의 죄와 무지를 고백하며 기독교로 개종하였다. 그런 그가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리라는 신의 목소리를 들었고, 여러 가지로 기이한 신의 가호를 받아 고향의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었다. 그랬던 그가 또다시 신비로운 경험을 통해 노예로 보냈던 그곳 아일랜드로 돌아가게 되었다. 아일랜드로부터 온 한 성인이 환각 속에 나타나 “거룩한 신의 하인이여, 돌아와 우리와 함께 걷게 되기를 청한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성 패트릭은 아일랜드로 돌아갔을 뿐 아니라 그곳의 수호성인이 되었다. 그것은 왕과 재판관은 물론 부유한 여인들이 보낸 선물도 돌려보내며 고결하게 행동했던 결과였다. 아일랜드와 관련된 수많은 전설에도 성 패트릭이 관련되어 있다. 아일랜드의 국화는 토끼풀이며, 그것이 아일랜드 국가대표팀이 주로 초록색 유니폼을 입는 이유이다. 그것은 세 잎의 토끼풀로 성 패트릭이 삼위일체의 교리를 신도들에게 설명했다는 사실에서 유래한다. 아일랜드에 뱀이 없는 이유도 40일간의 단식기도 기간에 그를 공격했던 뱀들을 그가 바다로 쫓아냈기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그의 기일이라고 알려진 3월17일은 오늘날 ‘성 패트릭 축일’로 기념하고 있다. 아일랜드와, 아일랜드인들이 많이 이주한 지역과 가톨릭이 국교인 나라들뿐 아니라 세계 도처에서 그를 기리며 초록빛이 넘쳐나게 만든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날을 비판하기도 한다. 성 패트릭의 행적을 기리고 아일랜드의 문화유산에 경의를 표한다는 본래의 취지를 벗어나 상업화에 물들며 공개적으로 술에 취해 무분별한 행동을 해도 허용되는 날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무엇이든 본래의 참된 취지를 벗어나면 오염되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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