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원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 덴마크의 물리학자 닐스 보어는 원자 구조와 양자 역학 연구에 끼친 업적으로 1922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그의 양자 역학의 영향을 받아 하이젠베르크가 불확정성의 원리를 발표했다. 또한 그는 최초로 핵무기를 개발한 맨해튼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하는 일이 많았던 만큼 그와 관련된 이야기들도 많다. 대학생 시절 물리학 수업 중 한 교수가 기압계를 이용해 빌딩의 높이를 알아내라는 문제를 냈다고 한다. 그가 원했던 답은 옥상과 지상에서 기압을 측정하여 그 차이를 공식에 대입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학생 닐스 보어는 그 진부함을 견딜 수 없었던지 기압계에 끈을 묶어 땅까지 내려 그 줄의 길이를 잰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화가 난 교수에게 다시 제시한 대답은 건물 관리인에게 기압계를 주고 건물 높이를 알아낸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유명세에 따라다니는 근거가 불확실한 이야기일 뿐이다. 다른 이유로 내막을 알 수 없는 이야기도 있다. 코펜하겐대학교에서 보어의 조교였던 하이젠베르크는 훗날 독일 핵무기 개발의 책임자가 되었다. 그 뒤 둘이 만나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핵무기 개발과 관련된 과학자들의 윤리 문제에 대한 설전이 오고 갔으리라는 추측에는 신빙성이 있지만 그 대화의 내용은 아직도 과학사에서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둘 다 별로 말하지 않았고, 말한 내용마저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확인된 이야기도 있다. 나치가 덴마크를 점령한 뒤 모친이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닐스 보어를 체포하려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는 스웨덴으로 도피한 뒤 스웨덴 국왕을 설득해 덴마크 유대인들 7천명 정도의 도피처를 구해줬다. 빛이 입자인가 파동인가 하는 문제에 있어 연구자가 취하는 태도에 따라 빛은 입자가 되기도 하고 파동이 되기도 한다는 상보성의 원리도 보어에서 비롯되었다. 자연 현상도 그럼에야 인간은 얼마나 더 자신의 틀에 매여 있는 것일까. 그러니 올바른 틀을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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