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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조한욱의 서양 사람] 모나리자의 수난

등록 2017-07-13 18:24수정 2017-07-13 20:29

조한욱
한국교원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

르네상스 시대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가장 많은 글과 노래의 대상이 되고, 가장 많이 패러디되는 예술작품”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렇게 유명세를 타는 만큼 이 그림은 숱하게 많은 수난의 대상이 되었다.

1911년 8월22일 한 화가가 루브르 박물관에 이 그림을 보러 갔다가 벽에 박힌 못 네 개만을 발견했다. 5년 동안 그곳에 전시되었던 그림이 전날부터 사라진 것이다. 박물관에서는 홍보를 위해 그 그림의 사진을 찍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박물관은 일주일 동안 문을 닫았다. 루브르 박물관을 비판해왔던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가 용의자로 지목되어 체포되었다. 그가 친구인 파블로 피카소가 범인일지도 모르겠다고 말해 피카소도 심문을 받았다. 그러나 그들은 무죄가 입증되어 풀려났다.

범인은 2년 뒤에 밝혀졌다. 루브르의 직원이었던 이탈리아인 빈첸초 페루자였다. 청소도구실에 숨어 있다가 박물관이 문을 닫은 뒤 외투 속에 숨겨서 갖고 나온 허술한 범죄였다. 페루자는 이 그림이 이탈리아에 전시되어야 한다고 믿던 나름의 이탈리아 애국자였다. 2년 동안 아파트에 이 장물을 보관하던 그는 피렌체의 우피치 박물관에 팔려고 하다가 체포되었다. 그는 6개월 동안 복역했지만, 이탈리아에서는 애국자로 받들어졌다. <모나리자>는 그 전까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만 알려져 있었는데, 이후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다.

이후에도 수난은 계속되었다. 황산 세례도 받았고, 던진 돌에 왼쪽 어깨를 맞아 떨어져나간 물감을 복원하기도 했다. 이후 방탄유리를 사용해 보호했지만 폭력은 계속되었다. 도쿄의 국립박물관에서 전시될 때는 박물관의 관람 방침에 불만을 품은 한 관람객이 붉은 페인트를 뿌렸고, 루브르에서는 프랑스 시민권을 거부당한 러시아 여인이 도자기 찻잔을 던지기도 했다.

아름다운 대상에는 근거 없는 비난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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