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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조한욱의 서양 사람] 평화의 가수

등록 2017-06-08 18:13수정 2017-06-08 20:42

조한욱
한국교원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

유수프 이슬람이라 하면 대다수가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하지만 캣 스티븐스라 하면 1960년대부터 70년대까지 세계적으로 많은 팬을 거느리며 인기의 정점에 있었던 영국 가수로 기억할 것이다. 그의 삶에는 많은 굴곡이 있었는데, 그것이 그가 추구하는 음악의 성격을 바꾸었다.

런던의 커피하우스와 술집에서 노래를 부르던 그는 1967년 데뷔 앨범을 낼 즈음 이름을 바꿨다. 게오르기우라는 그리스계의 기억하기 어려운 이름을 버리고 캣 스티븐스라는 예명을 사용한 것이다. 사람들이 동물을 좋아한다는 것에 착안해 그렇게 바꾼 것이었는데, 그 데뷔 앨범은 판매고가 정상권에 올라 기대에 부응했다.

계속 인기를 누리던 그가 1969년 결핵에 걸렸다. 1년이 넘는 치료와 요양 기간을 거치면서 그는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다가 죽어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매일 주사를 맞으며 그는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했다. 명상과 요가를 하고 다른 종교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그의 영혼이 새롭게 깨어났다. 이후 그가 작곡한 40여곡의 노래는 단순히 인기만 추구하던 이전의 노래와 달랐는데, 사람들은 그의 변모에 열광했다.

그렇게 ‘거친 세계’(Wild World), ‘달그림자’(Moonshadow), ‘평화의 기차’(Peace Train)와 같은 노래들이 태어났다. 그 노래들은 발매되고 보름이 지나기 전에 골드 레코드가 되기도 하는 등 그에게 막대한 부와 인기를 안겨주었다. 자연을 노래하고 사람들에게 평화와 안식의 기쁨을 전달하려던 시도가 자신에게는 돈과 명성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런 그가 1977년 돌연 이슬람으로 개종했다. 모로코에서 이슬람의 기도 음악을 듣던 그에게 누군가 이것이 “신을 위한 음악”이라고 설명하자 충격을 받았던 것이다. “돈”을 위한 음악밖에 모르던 그가 유수프로 이름까지 바꾸며 자선과 교육 사업에 몰두했다. 어느 종교에건 광신도는 있다. 그들의 행태로 전체를 모독하는 일이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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