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조한욱의 서양사람] 무법자 컨트리

등록 2016-06-22 17:41수정 2016-06-23 09:57

‘컨트리 앤드 웨스턴’은 두 종류의 음악을 합친 용어이다. 컨트리는 본디 미국 남동부 지역에 기반을 둔 음악이며 웨스턴은 서부를 대표하는 음악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 모두를 컨트리 음악이라고 부른다. 그러니 컨트리 음악의 내부에는 다양한 하위 분야가 존재한다. 그렇지만 컨트리 음악은 밴조, 기타, 바이올린, 하모니카의 경쾌한 리듬에 맞춘 춤곡이 대부분이며 정치적 기조는 전반적으로 보수적이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1970년대부터 ‘무법자 컨트리’라는 영역이 등장하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격동의 1960년대에 음악을 주도하며 기성세대가 요구하는 것을 거역하라는 메시지를 젊은이들에게 던진 비틀스와 밥 딜런이 컨트리 음악에도 영향을 끼쳤던 것이다. 이들은 체제에 순응하는 기존 컨트리 음악의 주류에 도전하며 쇠락하던 이 분야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었다.

그 대표자 중 하나가 텍사스주의 오스틴시를 중심으로 활약하던 윌리 넬슨이었다. 그는 음악으로 큰 성공을 거뒀지만, 30여편의 영화에도 출연했고, 책도 여럿 저술했다. 그러면서 그는 ‘무법자 컨트리’라는 이미지에 걸맞게 사회의 모순을 비판하며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며 실천에 옮겼다.

그는 미국의 이라크 전쟁 참전에 반대했고, 일찍부터 핵연료 사용에 반대했으며, 마리화나 흡연 합법화를 위한 조직을 만들었다. 대규모 농장 때문에 피해를 보는 가족 단위 농부들을 돕기 위한 콘서트를 열어 900만달러의 기금을 조성하기도 했다. 이 콘서트에는 밥 딜런, 빌리 조엘, 로이 오비슨, 닐 영 같은 가수들이 동참했다. 농장에서 사육되는 말과 소를 보호하기 위한 캠페인도 벌여 가축을 혹사시키는 농장을 고발했다.

조한욱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조한욱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오스틴 유학 당시 방문했던 친지를 배웅하려고 공항에 나간 적이 있었다. 그곳에서 뜻밖에도 윌리 넬슨과 마주쳤다. 그는 처음 보는 외국인에게도 따뜻한 인사말을 건넸다. 그는 기존의 체제에 대한 무법자였을 뿐이다.

조한욱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내란 청문회’ 증언, 모두 윤석열을 가리킨다 [1월23일 뉴스뷰리핑] 1.

‘내란 청문회’ 증언, 모두 윤석열을 가리킨다 [1월23일 뉴스뷰리핑]

법집행 전면 부정한 ‘폭동’ 배후도 철저히 수사해야 [왜냐면] 2.

법집행 전면 부정한 ‘폭동’ 배후도 철저히 수사해야 [왜냐면]

윤석열, 군·경호처도 검사처럼 무한 복종할 줄 알았나 3.

윤석열, 군·경호처도 검사처럼 무한 복종할 줄 알았나

문제는 윤석열이 아니다 [김누리 칼럼] 4.

문제는 윤석열이 아니다 [김누리 칼럼]

‘트랜스젠더 혐오’ 트럼프 속내 [한채윤의 비 온 뒤 무지개] 5.

‘트랜스젠더 혐오’ 트럼프 속내 [한채윤의 비 온 뒤 무지개]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