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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오철우의 과학의 숲] 위키 ‘과학의 해’, 더 많은 지식공유

등록 2016-01-07 18:40수정 2016-01-08 14:18

새해가 밝으면 늘 챙기는 일이 있다. 올해엔 어떤 새로운 과학의 발견과 성과가 나올까. 한편엔 설렘도 있지만 미리 올해의 화제를 쟁여두려는 마음도 있다. 역시 올해에도 떠들썩한 소식들이 들려올 것 같다. 몇 가지만 꼽아보자.

힉스 입자를 발견한 거대 중입자 충돌기(LHC)에서 우주 만물을 이루는 새로운 기본입자가 튀어나올지는 벌써 후끈한 관심사다. 한 세기 전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시공간의 출렁임으로 예측한 중력파가 마침내 직접 관측된다면 크나큰 뉴스가 될 것이다. 훨씬 간편하고 정확히 유전자를 변형 또는 교정하는 생명과학 기법인 ‘유전자 가위’는 올해에도 놀라운 뉴스를 낳을 게 확실하다.

목성탐사선 ‘주노’와 화성탐사선 ‘엑소마스’는 7월과 11월 태양계 행성 소식을 전해준다. ‘인류세’라는 비공식 지질시대는 많은 담론을 낳을 것이다. 지구온난화는 계속되는 걱정거리이며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파는 영리기업이 주목받는다. 중국은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을 가동하고 새로운 통신 시험위성, 우주 관측 위성을 쏘아올린다.

지구촌 과학이 가고 있는 길을 보여주는 흐름이라지만 낯선 전문용어들은 현대 과학에 친근하게 다가서기 어렵게 한다. 중력파, 표준모형 기본입자, 유전자 가위, 인류세, 양자통신…. 낯선 용어가 버티고 설 때 도움을 주는 것이 인터넷 검색과 온라인 백과사전이다. 위키피디아의 도움을 받아 새해 전망을 좇다가, 거창한 2016 과학에 비하면 아주 작은 소식 하나가 눈에 띄었다.

어쩌면 그 어떤 권위있는 지식 정보보다 지구촌 사람들한테 더 큰 영향을 끼치고 있을 위키피디아가 올해를 ‘과학의 해’로 정해 백과사전의 과학 지식 정보를 강화하겠다는 소식이었다. 영어권의 위키교육재단(wikiedu.org)이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사실 위키에 실린 과학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는 데 전문 연구자와 학교도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전에도 들을 수 있었다. 지난해 영국에선 ‘위키피디아 과학 콘퍼런스’까지 열려 과학 연구와 교육을 지식공유와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를 두고 깊은 논의가 이뤄졌다고 한다.

과학이 특별한 관심 대상이 된 건 아마도 전문성과 대중성의 간극이 가장 큰 지식이기 때문일 것이다. 흔히 집단지성이라 불리듯이 위키엔 수많은 익명 필자가 참여해 다중참여형 지식 정보의 진화를 이끈다. 위키의 영향이 커졌기 때문일까? 이젠 그 지식의 품질을 더 높이자는 목소리에 과학자도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남성 편중 문제도 새삼 지적된다. 위키 필자의 절대다수가 남성인지라 과학자를 꿈꾸는 새 세대 여성을 위해선 여성과 과학에 관한 콘텐츠를 늘려야 한다. 학교 수업과 묶어 지식공유를 넓히는 방안도 모색됐다. 위키교육재단은 더 많은 교수와 학생이 교육과 지식공유를 둘 다 높이도록 돕는 활동을 본격화한다.

오철우 삶과행복팀 기자
오철우 삶과행복팀 기자
아쉽게도 한국어 위키백과에선 지식공유가 아직 활발하지 않다. 1월15일 ‘위키백과 15돌’을 맞는 한국위키미디어협회에 알아보니, 한국어 위키백과는 현재 33만개 문서를 갖추었으나 전문 분야에선 태부족이다. 학교 수업과 연계된 참여는 드물지만 몇 차례 시도된 적은 있다. 대학 수학과 학생들이 번역 활동에 참여했으며 과학영재학교 학생들이 여러 문서를 만들었고 다른 대학생들은 기후변화 수업과 연계한 위키 활동에 참여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름 없이 열정적으로 지식공유에 참여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따뜻하게 들린다. 연구 현장의 수많은 연구자도 새해 과학의 주역이지만 과학을 나누는 집단지성도 새해 과학의 주역이다.

오철우 삶과행복팀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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