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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조한욱의 서양사람] 전화는 사랑을 싣고

등록 2014-08-14 18:49

산업혁명은 미국 남북전쟁에서 북군이 남군에 승리한 이유의 하나다. 그들은 대량생산된 새로운 무기를 공급받았을 뿐 아니라 미국의 철로와 전신 체계 시설 대부분이 북부에 있어 북군은 군인과 군수물자를 남군보다 훨씬 쉽게 전선으로 이동시킬 수 있었다. 전쟁이 끝난 뒤 그런 시설은 곧 상업적 용도로 쓰임새가 바뀌었다.

전신의 사용량이 급증하던 당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 음성을 직접 전달할 방법을 개발한다면 그 사람에게는 엄청난 부와 명예가 보장되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발명의 전선에 뛰어들었고 시간을 다투는 특허권 쟁취는 법정의 소송으로 귀결되었다. 전화 발명의 영광은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에게로 귀착되었지만, 그가 경쟁자의 선점 지식을 도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은 아직도 지속된다. 그런데 전화의 발명에는 성공신화와는 다른 종류의 이야기가 숨어 있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벨은 어렸을 적부터 주변 사물에 대한 왕성한 호기심을 발명에 대한 재능과 연결시키던 소년이었다. 가는귀를 먹은 그의 어머니는 시간이 지날수록 청력이 약해졌다. 그는 수화를 배워 가족들 사이에 오고 가는 대화를 알려주었고, 어머니가 들을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내려는 시도는 음향학에 대한 연구로 이어졌다. 청각장애자들도 수화에 의지하지 않고 말을 할 수 있도록 만들려는 노력은 평생토록 지속되었고, 제자였던 헬렌 켈러도 그의 헌신에 감동했다. 그는 훗날 실험을 돕던 청각장애자 학생과 가정을 꾸렸다. 벨이 전화를 발명한 것은 이런 노력의 부산물이었다. 그렇지만 벨은 전화기가 과학자의 작업을 방해할 뿐이라 간주하여 서재에 전화를 가설하지 않았다.

조한욱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조한욱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벨의 형은 결핵으로 사망했고, 벨 역시 건강이 좋지 않았다. 부친은 캐나다의 새로운 풍토에서 그의 건강이 호전되기를 바랐고, 그 희망은 실현되었다. 그 뒤 벨은 미국으로 귀화했는데, 오늘날엔 영국, 캐나다, 미국 세 나라가 벨의 조국임을 다투어 자랑한다.

조한욱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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