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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조한욱의 서양사람] 옳은 애국

등록 2014-04-17 18:59

조한욱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조한욱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리처드 프라이스는 영국의 목회자이자 정치철학자로서 미국의 독립전쟁을 옹호하는 팸플릿을 통해 일약 유명해졌다. 그러나 그는 단지 지명도를 높이려고 그 행동을 한 것이 아니었다. 그에게는 진리와 미덕과 자유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었고, 그것은 18세기에 북미대륙과 유럽에서 일어난 대변혁을 겪으며 일관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1789년 11월 ‘런던 혁명 협회’에서 프라이스는 프랑스 혁명이 거의 정확하게 100년 전 영국에서 일어났던 ‘명예혁명’의 정신을 계승한다고 설교했다. ‘명예혁명’이 계몽된 사상을 전파하여 프랑스 혁명을 위한 길을 깔아놓았으며, 사람들은 ‘국가’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보편적 참된 의지’를 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참된 의지’는 국경을 초월하는 것이어서, 영국 국민들도 프랑스 혁명의 진보 정신을 지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프라이스에 따르면 참된 애국이란 우리가 태어난 국토가 아니라, 같은 법의 보호를 받으며 우리가 구성원이 된 공동체를 사랑하는 것이다. 모든 가족이 같은 가치를 지니듯, 어떤 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더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상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사람들이 흔히 애국이라고 여기는 국토 팽창에 대한 욕망은 다른 나라를 노예로 만듦으로써 지배하려는 정복욕에 불과하다. 그것은 맹목적이고 편협한 원리로서, 인류 공동의 권리와 자유를 침해하면서 다른 나라에 대한 경멸감을 부추길 뿐이다.

사람은 축복받은 세 가지 인간 본성인 진리와 미덕과 자유를 실천하는 나라를 사랑해야 한다. 진리를 위해 우리는 독재자에게 가축 취급을 당하는 사람들을 계몽시켜 인간답게 행동하도록 해야 한다. 미덕으로 그 진리를 정의롭게 만들어야 한다. 정의가 없는 지식은 악마를 만들 뿐이다. 진리에 의해 계몽되고 미덕에 의해 정의로워진 나라는 자유로운 나라가 되어야 한다. 자유로운 나라에서는 권리의 침해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독재자에게 굴복하지 않는다.

조한욱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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