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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강명구 칼럼] 중국의 스물세살, 서른세살, 마흔세살들

등록 2013-06-09 19:21

강명구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강명구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세대론의 위험을 잠시 접어두고 중국 사회 세대 이야기 하나. 중국 인구 구성에서 ‘70후(後·허우)’는 전체 인구의 20%(약 2억7000만명), ‘80후’는 15%(2억명), ‘90후’는 10%(1억3000만명)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1가구 1자녀 정책이 1978년 시작됐기 때문에 80후부터 인구가 줄기 시작했고, 90후는 그 정책이 성공적으로 정착된 시기에 태어났다. 1980년생 서른세살짜리들이 80후의 막을 연 사람들이다.

70후는 “일에 중독된 사람들”인데, 80후는 “야근 거절”, 반면 90후는 아예 “일을 마다한다”는 비교가 있다. 70후는 “노트북이 있으면 남들 보는 데서 사용하길 즐긴다(자랑하고 싶어한다).” 80후는 “그렇게 무거운 건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90후는 “애플컴퓨터이기만 하면 여러 대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비교를 하기도 한다.

중국 사회를 근본에서 뒤흔든 문화대혁명이 1966년부터 76년까지 진행되었다. 그리고 개혁개방을 통해 사회주의적 시장경제의 시작과 고도성장, 이어 2005년 후진타오의 ‘조화로운 사회’까지. 70후는 이들 사회변동을 태어나면서 겪었지만, 고도성장의 격변 안에서 여러 과실도 따먹을 수 있었던 사람들이다. 처음으로 시장 상품으로 거래가 시작된 주택을 어렵게 샀더니 5배·10배의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안정될 수 있었던 사람들이다. 그래서 열심히 일하고 성공과 성취를 위해 삶을 불사르는 사람들이다. 당연히 가정과 사회에 대해 책임감이 강한 집단으로 여겨진다.

80후는 중앙정부와 사회의 주목을 가장 크게 받았다. 개혁개방 이후 태어나 이제 사회에 진출한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청년들이다. ‘2011년 중국 사회 형세 분석과 예측’(중국사회과학원)이란 보고서는 80후의 직업 구성을 44%가 농민공(8900만명)이고, 20%가 대학 졸업자와 재학생(4100만명)이라고 추정한다. 31% 정도가 월 소득 3000~5000위안(약 55만~91만원) 정도, 29%가 1000~3000위안 정도의 수입을 올린다는 조사 자료도 있다.(허난성 ‘80후 화이트칼라 생활상태조사’ 2011) 집을 가진 사람이 60%, 자가용을 가진 사람이 25% 정도. 허난성에서 광고회사에 근무하는 천쥔(30)은 대학 졸업 후 다섯차례 직장을 옮겼고, 월급은 2500위안. “안 먹고 절약해도 1㎡의 집도 살 수 없으니 집 사는 건 포기”라고 한다.

3000위안 못 되는 수입을 올리는 사람들이 대부분 농촌에서 올라와 도시에서 일하는 젊은 농민공들(약 9000만명)인 셈이다. ‘한달 벌어 한달 사는’ 월광족(月光族)도 여기에 속한다. 70후들이 이룬 부를 부러워하고, 부패하는 모습에 분노하기도 한다. 특히 9000만명 가까운 80후 농민공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일 수도 있다.

90후는 대부분 외아들과 외동딸이고, 정치경제적 변동을 겪지 않은 첫 세대이다. 제도보다 사람을 중시하고, 개성적이고 탈전통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1990년에 태어난 스물세살짜리들은 이제 막 사회에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진 일자리, 천정부지로 오른 집값에 당황하고 있다. ‘소황제’로 자라난 이들은 여전히 부모 도움 없이 안정된 생활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들 세 연령대의 젊은 세대 6억명은 중국 사회 변화를 이끌어가는 주축을 이루게 된다. 2011년 5월25일 홍콩 <명보>에는 작지만 흥미로운 기사가 하나 실렸다. 2011년 중국 국가예산 전체에서 공공안전 비용이 6244억위안(약 114조원)으로 군사비(6011억위안)보다 높다는 재정부 자료를 보도했다. 이 기사가 나간 뒤 대륙의 인터넷에서는 이 문제를 둘러싸고 논쟁이 진행됐다. 도대체 ‘사회안전유지비용’에 대한 추정이 불가능하다는 의견부터 과장되었다, 혹은 시위나 집회가 계속 증가하는 걸 봐서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라는 주장까지. 중국 중앙정부는 이들에게 주목하면서 “발전은 제1 의무이고, 안전은 제1의 책임”임을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

한국은 이들 젊은 세대에게 어떤 관심을 보여야 하는 것일까.

강명구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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