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욱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인간 특성의 하나는 잠재력을 계발시킬 가능성에 있다. 특히 장애나 제약을 극복하고 가능성의 단계를 드높인 인간 승리자에게 우리는 존경에서 우러나오는 찬탄을 아끼지 않는다. 프레더릭 더글러스가 그런 인물이었다.
그는 미국에서 흑인 노예 문제가 가장 첨예했던 남북전쟁 시대의 갈등을 몸으로 겪었다. 노예로 태어난 그는 독학으로 읽는 법을 깨쳤다. 지식이 자유에 이르는 길임을 절감했던 그는 주위의 노예들에게 성경 읽는 법을 가르쳤다. 글을 읽는 노예는 불평이 많고 자유를 찾는다고 경계하던 백인 농장주들이 이 일요일의 모임을 급습했다.
더글러스는 자유를 찾아 도주한 뉴욕에서 노예제 폐지론자 개리슨을 알게 되었다. 한 모임에서 예기치 않게 노예의 경험을 말하게 된 그는 따뜻한 격려를 받았다. 이 스물세살의 청년은 조바심을 극복하고 훌륭한 연설가로 성장했다. 자서전도 세 차례나 냈는데, 어떤 사람은 흑인이 이렇게 유려한 글을 쓸 수는 없다고 하며 그가 저자임을 의심했다.
유명해진 그에게 사람들은 아일랜드로 여행을 가라고 권했다. 이전 농장 주인이 자신의 ‘재산’을 되찾으려 하리라는 불길한 예상 때문이었다. 차에서 백인 옆자리에 앉을 수도 있고, 같은 호텔문을 사용할 수 있는 그곳에서 그는 처음으로 “색깔이 아닌 인간”으로 대접받았다. 영국인들이 모금하여 이전 소유주로부터 그의 자유를 사와 비로소 법적 자유민이 되었다. 영국에 남으라는 그들의 요청에 대해 멍에를 쓰고 있는 300만 흑인 형제들을 버릴 수 없다며 미국으로 떠났다.
여성 문제에도 적극 개입했다. 정치 참여 옹호파와 반대파가 대립한 최초의 여성 참정권 모임에서 더글러스가 일어섰다. 그는 여성이 참정권을 요구하지 않으면 흑인도 투표권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참정권을 거부하면 여성의 비하로 끝나지 않습니다. 정부의 도덕적, 지적 능력의 절반이 손상받고 거부당합니다.” 옹호안이 통과되었다.
조한욱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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