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욱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1960년대부터 근 50년을 함께한 삼중창단이 있다. 그 생명력의 바탕에는 대중의 사랑을 얻기에 충분한 음악성이 있다. 금상첨화로, 그들은 신념에 투철하게 헌신했다. 피터 폴 앤드 메리는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연설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로 기억되는, 인권을 위한 워싱턴 행진에서 정의와 자유를 위한 “해머가 있다면”이라는 노래를 불렀다.
1970년부터 그들은 개별 활동을 위해 해체했다. 그러나 1972년 미국 대선에서 조지 맥거번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다시 모여 콘서트를 열었다. 맥거번은 닉슨에게 패했다. 1978년에도 핵에너지 확산에 반대하는 콘서트를 위해 재차 모였다. 이후 팬들의 성원으로 재결합한 이 트리오는 2009년 메리 트래버스가 사망할 때까지 함께했다.
그들은 인권 탄압이 극심하던 니카라과나 엘살바도르를 방문하여 상황을 직접 살펴본 뒤 앨범을 내기도 했다. 특히 메리는 미국에 망명중이던 고 김대중 대통령이 1985년 귀국을 결심하자 그의 안위를 걱정하는 사람들과 함께 수행하여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정치적 억압을 받던 한국인들도 만났다.
성탄절에도 침울함을 벗어나지 못하는 마음을 달래려 녹화된 이들의 공연 실황을 봤다. 베트남전에 반대하는 대표적인 노래 ‘바람에 실려’를 부른다. 닉슨 정부에 반대한 그들의 성격을 보여준다. 곧 캘리포니아에서 뉴욕까지 “이 땅은 너와 나의 땅”이라는 애국주의적인 노래를 부른다. 인종과 성별을 불문하고 어린아이에서 노인까지 모두 그 두 노래를 즐거이 따라부르며 어떤 이는 눈물까지 흘린다.
바로 이것이다. 그들은 어떤 정부에 반대한다 하더라도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은 같다는 것을 이해하는 국민이다. 1400만명이 넘는 상대 쪽 지지자들을 제 땅에서 유배당한 사람으로 만들지 않고 국력을 최대화시키기 위해 차기 대통령에게 이처럼 간단한 상식을 일깨워주는 공연의 시청을 권한다.
조한욱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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